(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친환경차 로드맵을 바탕으로 자사 제품의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노력이 빛을 바래는 모습이다.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를 저감시켜나가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정작 생산공정에서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크게 늘어나며 환경책임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친환경 성장 외치더니…1년새 온실가스·냉매가스·폐기물 배출량↑
27일 현대차의 '2018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폐기물, 냉매가스 등 대표적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은 2016년 대비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6년 962만8362tCO2e(1톤에 맞먹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2017년 992만1384tCO2e으로 늘었으며, 자동차 1대 생산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tCO2e/대) 역시 1.979에서 2.201로 증가했다.
특히 이산화탄소의 140배에서 최대 1만1700배에 이르는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냉매가스 사용량도 크게 늘었다. 국내 사용량은 4톤에서 3톤으로 소폭 줄어든 데 반해 해외 사용량이 617톤에서 1059톤으로 급격히 증가, 친환경 성장·경영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폐기물 발생량의 경우에는 국내 사업장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의 페기물 총량은 66만3796톤에서 87만1552톤으로 1년 새 약 20만 톤이 늘어난 가운데, 국내 배출량이 35만9438톤에서 55만6512톤으로 크게 늘며 이를 주도한 것.
같은 기간 폐기물 재활용이 49만3102톤에서 71만119톤으로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매립되는 폐기물 양 또한 2016년 2만7275톤에서 지난해 3만4465톤으로 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올해 초 현대차 아산공장 내부에 2만 톤 규모의 건축폐기물 야적장이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된 바 있어, 현대차는 환경 책임과 관련한 비난을 면키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
폐수 배출량 또한 국내 사업장에서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된다. 폐수 총 배출량은 2016년 68만3350kg에서 지난해 64만9890kg으로 줄어든 반면 국내 사업장 배출량은 3만3355kg에서 3만4725kg으로 소폭 늘었다.
환경책임 노력 '지지부진'…환경비용 줄고 과태료는 늘어
다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환경 개선 활동 노력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은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실례로 현대차는 사업장 내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이 늘어났지만 오히려 환경비용 투자에는 인색한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2016년 1564억 원이었던 환경비용 및 투자금액은 1년새 200억 원이 줄어든 1362억 원 집행에 그쳤고, 그 사이 환경관련 과태료 및 벌금은 590만 원에서 7340만 원으로 대폭 늘어나며 대조를 이룬 것.
여기에 직접적인 환경비용을 줄인 현대차가 환경보전을 위한 사회공헌 투자액을 2016년 13억 원에서 2017년 70억 원으로 5배 넘게 늘렸다는 점 또한 의아함을 자아낸다. 이는 환경 책임의 근본적 원인에 매달리기 보다 보여주기식 경영을 강조한 결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기고 있어, 향후 현대차가 강조하고 있는 친환경 성장과 지속가능 경영에 부담을 안길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친환경차로 넘어가는 가운데 차량 자체의 환경 규제와 기술을 만족시키는 것이 완성차 업체들의 숙제"라며 "하지만 이를 제작·생산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이를 적극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 기술들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친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친환경 전략 모델들의 친환경성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환경 비용 확대와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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