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국감]항공업계, '안전 불감증' 국회 지적 콧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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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국감]항공업계, '안전 불감증' 국회 지적 콧방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10.12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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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항공업계의 병폐로 자리잡은 고질적 안전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는 모습이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항공업계의 병폐로 자리잡은 고질적 안전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기존 '정비 이월' 문제를 포함해 사고 우려를 의미하는 '항공 안전 장애' 발생 등에 대한 지적마저 제기됐으며, 기내 불법행위 역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항공안전 의식 수준 제고가 필요한 상황임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은 지난 10일 LCC(저비용 항공사)를 중심으로 객실 결함을 확인했음에도 정비를 미루는 정비 이월률이 높게 나타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항공사별 객실결함 정비이월 현황을 분석한 결과로, 진에어를 비롯한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이 높은 정비 이월률을 기록한 항공사로 지목됐다.

특히 진에어는 1477건의 객실 결함 중 1336건의 정비를 이월, 90.5%에 달하는 정비 이월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진에어는 해당 수치에 대해 타사와는 달리 최소구비장비목록에 해당되지 않는 객실 시트 얼룩 등까지 포함한 관계로 정비 이월률이 높아졌다는 입장이다. 최소구비장비목록 기준 적용 시에는 437건(29.6%)으로 낮은 수준에 속한다며 항변하는 상황이다.

뒤를 이어서는 에어부산이 객실결함 685건 중 533건의 정비를 미뤘고, 이스타항공은 1389건 중 1023건을 이월하며 각각 77.8%, 73.7%에 달하는 정비 이월률을 보였다. 에어서울도 111건의 객실결함 중 53건의 정비를 미뤄 47.7%의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8948건의 객실결함 중 단 321건(3.6%)만 정비를 이월하는 등 우수한 객실 정비 실적으로 앞선 항공사들과의 대비를 이뤘다.

이용호 의원은 이러한 객실 정비 소홀이 인력 부족에 따른 현상이라는데 주목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객실 정비사 수는 에어부산이 7명, 이스타항공 5명으로 집계됐으며,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자체 인력없이 모기업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위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이유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의원도 항공 안전 실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안 의원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발생한 항공안전장애(사고 외 항공기 운항 등과 관련해 안전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었던 사안) 건수가 국내 9개 항공사 모두 합쳐 840건이라며 사고까지는 아니지만 고객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중 해당 기간동안 항공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비와 조종 부문에서 각각 557건, 172건의 항공안전장애가 발생,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항공사별로 보면 정비 부문에서는 대한항공이 198건, 아시아나가 138건으로 전체의 60%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LCC 중에서는 제주항공 55건, 에어부산 50건, 이스타항공이 44건으로 뒤를 이었다. 조종 부분에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각각 53건, 59건으로 65%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 외 제주항공 19건, 이스타항공 13건, 진에어 11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항공안전장애는 이륙이나 상승, 착륙 등 비행 중에만 677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게됐다. 이중 대한항공이 24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아시아나가 175건의 장애를 겪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63건, 60건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에어부산도 49건으로 파악됐다.

안호영 의원은 "항공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인명, 물적 피해가 발생하므로 항공안전과 직결된 항공안전장애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항공사도 정비, 비행 등 각 단계별로 항공안전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의 안전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따르고 있다. 조종 안전을 책임지는 조종사 인력의 해외 유출 문제와 더불어 항공사들의 정비 기반 부족이라는 현실이 여과없이 드러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덕흠 의원은 올해 국감에서 "최근 5년간 국내 항공사 조종사들의 해외 민항사 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그 수가 2014년 24명에서 2017년 145명으로 매년 급속히 늘고 있다"며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군 출신 조종사 유출까지 고려한다면 그 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상훈 의원은 국내 항공사들의 정비 기반 부족을 지적하며 "지난해 전체 항공사 정비비의 절반에 달하는 1조1733억 원이 해외 외주 정비업체로 지급됐다"며 "정부는MRO분야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여객분야에 과도하게 치우친 항공 업계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기내 불법행위 또한 항공보안법 강화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고 있어 항공사의 적극적인 대처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용호 의원에 따르면 기내 불법행위는 지난 2014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총 1953건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6월 말 기준 246건이 집계돼 이미 지난해 438건의 절반 수준을 넘어서는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3월 항공보안법 개정으로 기내 불법행위 처벌 수준이 2배 이상 강화됐지만, 정작 실효성은 미약하다"며 "기내 불법행위는 다른 탑승객들의 안전에 커다란 위해를 가하는 중대 범죄행위로 항공사와 수사·사법기관의 무관용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철민 의원도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연간 3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토부는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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