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주류업계가 여심(女心) 사로잡기에 분주하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도주와 저용량 등 2030 여성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동남아 열대과일인 ‘깔라만시’를 활용한 소주를 잇달아 내놓으며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깔라만시는 감귤, 라임과 생김새가 비슷하다. 달짝지근한 신맛이 강해 바로 먹는 것 외에도 각종 요리나 음료에 많이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레몬보다 비타민C 함유량이 30배나 더 많고 독소 해독 작용(디톡스) 덕에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좋은 과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롯데주류는 순하리 시리즈 신제품인 ‘순하리 깔라만시’를 지난달 출시했다. 순하리 깔라만시는 알코올 도수 12도에 용량은 360㎖ 제품이다. 깔라만시 과즙이 들어 있어 특유의 톡 쏘는 새콤함을 즐길 수 있다.
롯데주류는 순하리의 ‘날씬하게 맛있는 착한 과일 소주’라는 콘셉트와 깔라만시의 특징이 잘 어울려 순하리 깔라만시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소주에 깔라만시 원액을 섞어 마시는 음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욕구와 시장 유행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무학도 같은달 ‘좋은데이 깔라만시’를 선보이며 과일주 라인업을 늘렸다.
좋은데이 깔라만시는 깔라만시 원액을 첨가한 일반 증류주다. 곡물을 발효시켜 증류한 주정에 깔라만시 과즙을 담아 특유의 상큼한 신맛과 함께 건강한 쓴맛이 난다.
무학은 깔라만시 과즙과 무(無)열량 감미료를 사용해 기존 자사 리큐르(칵테일용 기타 재제주) 제품보다 당 함량은 99% 줄이고 열량은 30% 낮춘 제품으로 개발했다. 회사 고유의 양조기술에 저온 냉각 여과 공법을 더해 깔라만시 고유의 건강한 풍미가 살아 있다.
오비맥주도 최근 한 입에 즐길 수 있는 카스 250㎖ 미니캔 ‘한입캔’을 선보였다. 양이 많고 칼로리도 높은 355㎖ 또는 500㎖ 제품에 비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게 여성 소비자를 저격한 제품이다. 오비맥주는 벨기에 밀맥주 ‘호가든 로제’도 250㎖ 미니 사이즈병으로 출시하는 등 소용량 맥주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이같은 주류 트렌드는 몇년 전부터 확산된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혼술 문화가 자리잡은 것과도 연관이 깊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7년 주류소비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남성의 월간 음주율은 2005년 대비 2.7%포인트, 여성은 11.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음주율은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비율로, 남성보다 여성 음주율이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는 1인 가구 증대에 따라 자기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여성들이 ‘혼술·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 남성 위주의 획일화된 음주 문화 대신 여성이 가볍게 한잔 즐길 수 있는 음주 문화의 저변이 넓어지는 추세”며 “업계도 이같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맛을 내는 신제품과 마케팅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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