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국민청원] 심신미약 피의자 처벌강화 청원, 역대 최다 추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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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국민청원] 심신미약 피의자 처벌강화 청원, 역대 최다 추천 받아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10.28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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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양형강화·리벤지 포르노 유포자 엄벌 등 청원도 도마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은 국민청원 게시판 개설 이래 최다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온라인상의 ‘광화문 광장’이다. 현실적으로 해결 가능한 청원은 많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 국민들이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때문에 <시사오늘>은 지난 한 달 동안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떤 청원이 제기됐는지를 살펴보면서 ‘민심(民心)’을 추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심신미약 피의자 감형 문제, 뜨거운 감자로

10월은 사건사고가 많은 달이었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만 6건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국민청원 게시판 개설 이래 최다 동의를 얻은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었다.

무려 110만 명(10월 28일 기준)이 넘는 사람들의 공감을 산 이 청원은 10월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피의자가 우울증 약을 복용한다는 소식으로부터 촉발됐다. 청원자는 “피의자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피의자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며 “뉴스를 보며 어린 학생이 너무 불쌍했고, 또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 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하나”라며 “나쁜 마음을 먹으면 우울증 약을 처방받고 함부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하면 안 되겠느냐. 세상이 무서워도 너무 무섭다”며 “자신의 꿈을 위해 어릴 때부터 성실하게 살아온 젊은 영혼이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심신미약 피의자에 대한 처벌 강화 여론이 커지자 문무일 검찰총장은 10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번 기회에 심신미약 판단 사유를 구체화하고 단계화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시 제기된 음주운전 양형강화 문제

심신미약 피의자 감형 문제만큼이나 국민들의 관심이 큰 음주운전 양형강화 문제도 다시 한 번 20만 회가 넘는 추천을 받았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이 청원은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미포 오거리에서 만취 운전자가 자신의 BMW 승용차로 인도에 서 있는 22세 현역 군인과 그 친구를 덮친 사건에 대한 내용이었다.

자신을 사고 피해자들의 친구라고 밝힌 청원자는 “사고 당시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34%였다. 제 친구들은 만취해 운전대를 잡은 인간 하나 때문에 한 명은 죽음의 문 앞에, 한 명은 끔찍한 고통 속에 있다”고 썼다.

그는 “의료진들에 의하면 현재 현역 군인인 친구는 며칠 내로 뇌사 판정이 날 것이며,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에는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며 “그런데도 사고 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해자 측과 동승자 모두 아직까지 사과조차 하러 오지 않고 그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은 상태다. 한 가정을 무너뜨리고도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 반인륜적인 가해자 측의 태도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서 “제 친구는 부모님의 부탁이라면 언제나 들어주던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아들, 동생이 늦게 끝나는 날이면 항상 새벽에도 데리러 갔던 한없이 자상한 오빠, 저희에게는 평생 옆에서 함께 하자던 참으로 밝고 꿈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멋진 친구였다. 이토록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제 친구가 만취상태로 운전한 극악무도한 인간 하나 때문에 저희 곁을 떠날 거라 한다”면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다.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위법이 음주사고라 하여 가볍게 처벌되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은 이렇게 억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청원 답변을 통해 “상습 음주운전이나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히는 이런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양형기준 내에서 최고형을 구형하는 방향으로 대처하도록 했다”며 “법무부는 음주운전 범죄에 대한 엄벌 필요성과 해외 선진국에서의 입법례 등을 종합·검토해서 국회의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 논의 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리벤지 포르노 엄벌 청원도 많은 동의 얻어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리벤지 포르노 유포범 엄벌 청원도 27만 명이 넘는 사람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자는 “리벤지 포르노 징역이라고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제일 먼저 뜨는 기사가 ‘리벤지 포르노 유포한 대학생 징역 6개월 집행유예’”라면서 “한국에서 여성들이 점점 과격해지고 남자를 진짜 혐오하게 되는 이유는 혐오를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리벤지 포르노라는 범죄가 세상에 나온 지 몇십 년이 지나는 시간 동안, 가해자들은 그 누구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서 “반면 피해자들은 ‘네가 조심했어야지’라는 뻔하고 지겹고 역겨운 2차 가해와 공격들로 자살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포를 하면 징역을 가는 것으로는 예방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 당장 미디어를 장식한 최모 씨를 본보기로, 리벤지 포르노를 찍고 소지하고 협박한 모든 사실관계의 가해자들을 조사하고 징역을 보내 달라”고 촉구했다.

또 “더 이상 한국 사회와의 협의는 없다”며 “가벼운 징역? 거부한다. 벌금처벌? 거부한다. 찍었다가 지웠어도 징역을 보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청원 답변에서 “법무부에서는 이미 이 불법 영상물 촬영·유포행위에 대해서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한 바 있다. 앞으로 유관기관과 협조해서 엄정한 법 집행과 제도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처벌 강화는 현행법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법무부도 강화된 처벌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므로 관련 법안들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밖에도 10월에는 ‘더 이스트라이트’ 소속 가수들을 4년 간 지속적으로 폭행해 왔다는 프로듀서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 성범죄 피해자의 집주소와 주민번호 등을 가해자에게 보내는 민사소송법·민사집행법을 개정해 달라는 청원, 올해 초 강간과 조롱, 협박, 집단 따돌림을 못 이겨 목숨을 끊은 동생을 위해 가해자들을 강력 처벌해 달라는 청원 등이 20만 명 이상의 공감을 얻어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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