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동남아시아가 '박항서 열풍'에 빠졌다면 우리나라는 '동남아 음식 열풍'에 빠진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여행객 급증과 식문화 다양화로 매년 동남아 음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2019년 기해년에도 이 같은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F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베트남 음식 전문 브랜드 분짜라붐 매출은 2015년 283억 원에서 지난해 468억 원으로 66% 가량 증가했다. 2016년 7개에 그쳤던 쌀국수 전문점 에머이의 점포는 지난해 106개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태국 음식 전문점 생어거스틴 역시 매출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동남아 음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식품업계는 올해 들어 동남아 음식의 인기를 반영한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4월 동남아 지역을 대표하는 매콤한 소스인 스리라차소스를 활용한 '스리라차볶음면'을 선보였다. 특유의 신맛과 태국 고추의 매운맛을 재현해 이국적인 풍미를 살림으로써 동남아 음식을 즐기는 젊은 소비층에게 어필했다는 평가다.
같은 달 대상 청정원은 인도·태국식 정통 커리를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제품 '월드테이블 커리소스'를 출시했다. 동남아 요리를 중심으로 아시안 소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맞춰 편의성을 높인 커리소스를 개발했다는 게 대상의 설명이다.
프랜차이즈업계 역시 동남아 음식 열풍에 몸을 맡겼다. 맘스터치는 지난 7월 인도 향신료 마살라 소스의 맛을 살린 '마살라 버거'와 '마살라 치킨'을, bhc치킨은 중국풍 사천요리에 동남아의 신맛을 더한 '치하오'를 지난 9월 선보인 바 있다.
기존 중식, 한식, 치킨, 피자 등이 점령했던 배달주문 음식 시장도 동남아 음식으로 인해 지각변동이 이는 모양새다.
배달앱 요기요에 따르면 2018년 동남아 요리 주문 수는 전년 대비 875% 성장해 '올 한 해 새롭게 사랑을 받았던 인기 메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분짜, 짜조, 월남쌈 등 베트남 음식이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요기요 측은 "동남아 음식이 전년 대비 폭발적인 주문 증가 현상을 보였다"며 "점점 세분화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따라 배달 메뉴의 카테고리가 확장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스나 장류를 중심으로 일부 마니아들이 동남아 음식을 즐겼지만, 해가 지날수록 대중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색적인 향신료들이 젊은 소비층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특유의 매콤한 맛은 한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중장년층에게도 호소력이 있다"며 "당분간 동남아 음식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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