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년실업 문제, “국가가 간섭적으로, 포퓰리즘적으로 가는 건 죄”
김의겸 대변인 건물매입 논란, “내로남불 이중적 잣대가 화나게 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통령제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젊은 분들은 자유한국당 싫어하잖아요.”
친박 중에서도 진박 정치인, 막말 논란, 자유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전투력이 강한 사람’으로 알려진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의 첫 마디는 예상외였다.
김 의원은 강의를 시작하기 전 국민대학교 학생들에게 “자유한국당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본인이 싫어한다면 왜 싫어하나요?”라 질문을 던지며 “꼰대 같고, 낡아보이고, 고루한 모습”이라고 대신 답했다.
9일 오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진행된 김 의원의 ‘대한민국 정치가 나아갈 길’은 한국 전반의 이슈에 대해 평가했다.
경제·청년실업 문제, “국가가 간섭적으로, 포퓰리즘적으로 가는 건 죄”
제일 먼저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비판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국민소득이 3900불이라면, 한국은 3만불, 미국은 6만불 정도입니다. 비슷한 시간 일을 하지만 국민소득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하루 혹은 시간 당 생산량이 다르기 때문이고, 둘째는 품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생산시설의 변화 없이 임금을 올리게 되면 경쟁력이 있겠습니까? 또 하루 아침에 노동시간을 줄이게 되면 변별력이 있겠습니까?”
경제문제에 이어서 그는 대한민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청년실업에 대해 언급했다.
“청년실업 문제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청년실업의 원인은 대학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2015년 말 통계 상 한국은 70%가 대학에 진학하며, 스위스 28%, 미국의 경우에도 45%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대학을 줄여야 합니다. 동시에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민주노총이 갖고 있는 권력을 개혁하고, 기업이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IMF 이전에는 430만개였던 양질의 일자리가 IMF 이후에 470만개로 20만개가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대학은 몇 배로 늘었습니다. 대학을 나온 사람들 중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고, 그 과정에서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년 실업문제와 경제문제는 어느 정권이 잡든 큰 틀 속에서 논의가 있어야 하지, 국가가 간섭적으로 혹은 포퓰리즘적으로 가는 건 역사에 대한 죄라고 생각합니다.”
김의겸 대변인 건물매입 논란, “내로남불 이중적 잣대가 화나게 해”
김 의원은 정치 쪽으로 주제를 돌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문제 어떻게 보셨습니까?”라 질문했다. 어느 청중의 “똑같아요”라는 대답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맞습니다. 더 심했으면 심했지 똑같습니다. 어느 정권이든 첫째 국정운영에 대한 목표를 어떻게 잡는가와 둘째 어떤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어떤 예방대책을 내놓는가가 중요합니다. 가장 제가 화가 난 부분은 내로남불이라는 이중적 잣대입니다. 보수우파를 추구하는 정권은 효율적이지만 도덕적 해이나 부도덕한 모습을 비판받습니다. 반면 진보는 도덕적 해이나 부도덕한 부분에 있어서 우위에 있다며 정의를 주장합니다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기재부에 있던 19대 기재부 장관 청문회 때에도 박영선·홍종화·김현미가 3명의 전사였습니다. 상임위가 열렸는데 기재부 장관에게 경제적인 부분을 묻지 않고, 정파적인 부분을 공격했습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재산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재산 신고를 해보니 8억 얼마였습니다. 올해는 3000만 원이 감소했는데 서울 집값도 안됩니다. 제가 아파트에 사는 걸 싫어해서 분당에 있는 열린 주택에서 살고, 시골에 집이 하나 있습니다. 빚은 1억 얼마 떠안고 있습니다.
저는 10억 원내의 재산만 있으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에게 얼마 물려받지도 않는 놈이 10억 넘게 갖고 있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돈도 갖고 싶고, 명예도 갖고 싶고, 여기서부터 사회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통령제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쉽게 말해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정당지지율이 5%라면 300석 중 15석을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그건 엉터리입니다. 왜냐하면 첫째 정당 득표율로 가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다른 후보에게 표를 찍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도외시한겁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통령제에 하면 옷이 안 맞습니다. 여름에 외투를 입고 겨울에 반팔 입는 꼴입니다. 권력 분점이 이뤄진 내각제에서나 어울리는 것이며, 독일과 뉴질랜드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영국은 내각제인데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둘째로 국가 알바니아는 소련연방에서 독립 후 독일의 연방제 도입했으나 바로 포기했습니다. 30% 득표하고 이에 따라 분배하고 나면 남는 게 없었기 때문이죠.
비례대표제에 문제점이 있다면 지금 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개혁이라는 말은 붙이면 안 됩니다. 국민들은 개혁이라 하면 좋은 줄로만 안는데, 개혁이라는 단어는 보수우파에서 써야하는 겁니다.”
김 의원은 한국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친박 정치인이라는 타이틀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우리 당은 변화와 개혁이 없어서 망했습니다. 집이 무너졌으면 기둥과 주춧돌을 지어야 합니다. 보수 가치 중 지켜야 할 것을 정리하고, 진보 좌파들이 말하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바뀌어야 하는 부분들은 바뀌어야 합니다. 즉 이념과 가치 논쟁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최순실이랑 친한 거 왜 몰랐냐’고 물으시는데, 정말 몰랐습니다. 그러면 ‘주방장도 알았다는데 왜 넌 몰랐냐?’고 물으시는데 식당에서 서빙하는 사람은 누가 왔다갔는지 알아도 지배인은 모를 수 있지 않습니까? 이건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공조직은 모른 것입니다. 자꾸 거짓말이라고 해서 참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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