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순기 광덕안정한의원 원장)
TV 등에서 식사를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는 늦은 밤 잠자리에 들었다가 벌떡 일어나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식후 또는 늦은 밤 잠자리에 들었을 때 가슴쓰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역류성 식도염으로 볼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역류성 식도질환 중의 하나로 음주 또는 과식을 한 후 이같은 증상들을 경험하게 되지만 대부분 가볍게 생각하고 치료를 하기 보다는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류성 식도염은 반드시 치료를 해야할 질환이다.
역류성 식도염, 흔하지만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환
역류성 식도질환(GERD)은 산성을 띄는 위내 물질이 식도나 구강으로 역류하는 것으로, 가슴쓰림, 탄산 발생 등의 증상을 보인다. 내시경 검사 결과에 따라 미란성 궤양 등의 점막장애를 보이는 역류성 식도염과 이러한 소견을 보이지 않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증 (NERD;Non-erosive reflux disease)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지만 실제 증상은 없지만 정기 검진 등을 통해 내시경 소견 상에서 진단된 역류성 식도염도 있다.
NERD는 역류성 식도염과 비교했을 때, 산의 역류가 적지만, 증상의 강도는 비슷하다. NERD의 유병 특징은 역류성 식도염에 비해 젊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고, 여성환자가 많으며, 마른 사람에게서 다발하는 경향을 보이고, 식도열공 탈출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건강한 사람의 위액이 식도로 역류 하는 것을 막아주는 해부학적 구조는 하부식도조임근과 횡격막의 조임이며, 기능적으로는 위산과 위속 내용물이 역류되더라도 식도운동이 즉각적으로 일어나 위로 다시 내려 보내 식도가 상하지 않도록 해준다.
하지만 역류를 방지하는 해부학적 구조나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위식도 역류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여기에 복부비만, 임신, 위산 과다, 위배출 지연, 식도의 연동운동 장애, 폭식 등의 요인이 더해지면 증상은 한층 악화되게 된다.
역류성 식도염의 전형적 증상으로는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주로 흉골 뒤쪽의 가슴 부위에서 타는 듯한 통증이나 작열감이 있고, 가끔 위산이나 위속에 있던 음식이 입까지 역류하면 쓴맛을 느낄 수도 있고, 식사 후에 쓰린 증상을 호소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또, 몸을 앞으로 구부리거나 누울 때 쓰림이 있을 수 있다.
작열감은 환자들이 가슴이 쓰리다는 표현보다 ‘아프다, 따갑다, 화끈거린다’ 등으로 호소하는데 ‘속이 쓰리다, 화끈거린다, 얼얼하다’라고 호소하는 환자들은 소화불량증으로 진단되곤 하지만 이들 중 일부 환자들의 증상은 역류성 식도질환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비전형적 증상으로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협심증과 비슷한 흉통을 들 수 있다. 심한 가슴통증으로 입원해 시행한 심혈관 조영술의 결과를 보면 정상인 환자의 상당수에서 역류성 식도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또, 역류된 위산이 인후두나 호흡기를 자극, 쉰목소리와 인후두 이물감 등의 만성 후두 증상또는 만성 기침, 천식을 일으킬 수 있고 발성 중 또는 식사 중 발생하는 기침이나 침대에서 일어날 때 하는 기침도 관련이 있다. 만성 후두 증상에 대한 국내의 여러 연구에서도 대상환자의 16~48%에서 역류성 식도질환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역류성 식도질환에 의해 만성 후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서는 전형적 증상인 흉부 작열감이나 위산역류증상을 동반 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은데 비전형적인 역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 가운데 뚜렷한 원인이 없는 환자는 위산 역류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침 치료와 체질 개선 한약복용, 생활지도로 치료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는 역류 증상을 완화하고, 증상의 재발을 예방하며, 식도염을 호전시켜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는 크게 생활지도와 내시경적 외과적 치료, 그리고 약물요법 등 3가지의 치료방법으로 시행한다.
수술 요법은 약해진 위식도 접합부에 항역류 밸브장치를 만들어 역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는 방법이다. 위저부를 식도 후방으로 돌려 말아 하부식도조임근을 보강시켜주는 위저부주름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법인데 일반적으로 약물요법이 수술보다 안전하므로 초기 치료로는 약물투여가 추천된다.
표준치료로 위산분비억제제(PPI)가 권장되고 있지만, 칼슘의 흡수를 방해, 골밀도를 감소시키고, 골반 골절의 위험도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PPI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혈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건강한 일반인들에서도 심근경색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데이터마이닝 연구결과와 고령환자의 급성신부전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코호트 연구결과도 발표된 적이 있다. 따라서, 고령자일수록 PPI요법 보다는 한의치료를 통한 역류성 식도질환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역류성 식도염의 한의치료는 침 치료와 한약처방을 통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혈자리에 전침치료를 진행하고 변증에 맞게 한약을 함께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역류성 식도염이 발병한 경우 적절한 치료가 물론 중요하지만 평소 본인의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취침 3시간 전에는 식사를 삼가고, 식후 3~4시간 동안은 눕지 않아야하며 수면 시에 침대 상체부위를 10~20cm 올리고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만의 경우엔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고, 또한, 허리가 조이는 옷은 피하도록하며 지나치게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한다.
또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하부식도괄약근 압을 저하시키는 약제인 칼슘통로차단제, 항콜린제, 아초산제의 복용을 피하고 식도조임근의 기능을 약하게 하는 음식도 피해야한다. 지방식, 술 커피, 초콜릿, 양파, 마늘, 소금 후추, 페퍼민트, 스피어민트, 박하, 산성이 강한음식인 귤, 토마토 등도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이외에 과식을 하면 위산이 많이 나오는 만큼 피하도록 하며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불필요한 위산 분비를 줄이고 좋은 생체리듬을 유지 할 수 있도록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합병증은 식도염의 반복으로 인해 식도가 좁아지는 협착, 출혈, 바렛식도와 식도선암 등이 있다. 서양에서는 위암보다 식도암이 더 많이 발생하는데 아시아에서도 현재는 매우 드물지만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반드시 초기부터 치료를 제대로 하고 생활습관도 고쳐나가야 한다.
권순기 원장은...
광덕안정한의원 구로디지털점 원장으로 8체질에 입각한 진맥과 시술을 통해 각종 질병을 치료하고 있다.
남로한의학연구회 회원과 사상체질의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원음방송 등에서 8체질건강 봉약침 치료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