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해야 독립성 유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공영방송은 공통적으로 정부여당 성향이 맞느냐’는 질문을 해보았다. 지난 30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보수 성향이든, 진보 성향이든 전문가는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 전문가는 저널리즘 접근에 있어서도 ‘공영방송과 신문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순임 전 MBC 공영노조위원장, 정인섭 언론개혁시민연대 대외협력위원의 설명을 한데 개략하면, 신문은 정부의 바뀜과 상관없이 일관된 논조라는 것이 있다. 또 기명 기자의 자존심이란 게 있다. 진보 성향의 매체든, 보수 성향의 매체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저널리즘 시각,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로 비판적 자정 노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영방송도 건전한 여론 형성의 공정성을 지향한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공영방송사의 지배 구조가 정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독립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공영방송국의 이사가 열한 명이면, 여당에서 7명 추천, 야당에서 4명 추천을 하는 7대 4구조다. 어느 곳은 여당 6명 추천 : 야당 4명 추천 구조다. 사장 후보도 이사회에서 선출하면 KBS의 경우 임명장은 대통령이 준다.
정부가 바뀌면 공영방송 사장도 교체가 된다. 이명박 정부 때는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부결시키고, 친정권적인 길환영 부사장을 kBS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민주당에서 성토했다. 문재인 정부 때도 KBS, MBC 등 공영방송의 수장들은 새롭게 바뀌었다. 이처럼 정부 코드와 맞는 사장이 뽑혀지고, 그 사장은 자기 정치 색깔과 맞는 사람들을 기용한다. 이런 구조다 보니, 친정부 방송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방송법 개정안도 그동안 여러 차례 올라와 있다.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여야 모두 공영방송의 지배 구조가 개선돼야 정부 편파 보도, 불공정 논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장 선출에 있어 시민 참여 우선이냐, 이사 선임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이 논쟁이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서는 합의를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견해다.
문제는 보수든, 진보든 정부가 바뀌면 방송법을 개정하려는 의지가 소극적으로 변모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개정안 협의나 통과는 여전히 표류 중이며, 지배 구조 개선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데에는 권력을 쟁취한 후 그것을 유지하려는 정치적 속성에 있다. 19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논조에 치중된 공영방송을 개탄하며 개정안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되면서 전 정부와 다를 바 없이 됐다는 시민단체의 일침을 받는 상황이 됐다.
결국 인식의 전환 없이는 저널리즘 부활은 단기적으로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이순임 전 MBC 공영노조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정권의 성향에 따라 상관없이 민주주의 국가를 제대로 이끌어야겠다는 확고한 사명감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공영방송의 독립성이 침해되는 고질적인 문제들이 답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인섭 언론개혁시민연대 대외협력위원은 "시민과 소통하고 방송의 주된 목적의 사명을 갖는 이가 사장이 되면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휘둘리지 않고 임기 동안은 그래도 국민을 위해서 간다는 마인드가 확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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