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국민참여신당은 지난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컨벤션 센터에서 발기인 대회를 갖고 창당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150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발기인 대회에서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한 창당주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창당 작업을 주도할 실행위원은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김영대 전 열린 우리당 의원 등이 맡았다.

이날 발기인 대회에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재호 전 체육공단이사장 등 노무현 정부 주요 인사들이 동영상 축사를 보냈다.

신당 창당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유시민 전 장관은 조만간 신당에 참여할 뜻을 내비췄다. 그는 동영상 축사를 통해 "여러분이 짐작할 만한 이유로 아직 창당 발기인 가입을 못하고 있지만, 언젠간 함께 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날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의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에는 아쉬움이 따른다. 타당과의 연대니 한나라당 타도니 하는 것은 창당 취지로 볼 때, 모순일 수밖에 없고 첫 단추를 잘 못 끼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과연 국민 참여 정당이 계승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도 이랬을까? 신당창당을 주도하는 인사들에게 되묻고 싶다.

특히 천호선 전 대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먼저 민주당을 비롯한 범진보진영과의 연대를 요청할 것이다. 비록 정당의 기반, 성격, 비전이 다르지만 한나라당에 대항해 승리하기 위한 연합은 너무나 당연하다"라고 밝혔다.

천 전 대변인의 발언은 한나라당 타도를 위해선 타당(예를 들면 민주당)과의 연대를 모색 해 내년 지방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작업을 거쳐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을 따라 잡겠다는 구상이 아닌가 싶다.

때문에 천 전 대변인의 발언을 보면 신당은 민주당 2중대가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지금 시점에서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큰 뜻에 따라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개혁과 거리가 먼 민주당과 연대해서 무엇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지역정당으로 주저앉은 민주당인데, 그 지역의 신당 당원들은 한낱 들러리에 불과한 것일까? 

각 당이 지역에 뿌리를 박고 정책 보다는 지역감정에 의존해 정치를 하고 있는 현실에, 새로운 ‘참여정당’이란 기치를 걸고 출발 하겠다면서 결국 기존 정당들과 별 차별 없는 듯한 발언을 한다면, 신당의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