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일으킬 것 자신하지만, 회의적 시선 보내는 이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우리공화당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공화당에서는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자신하지만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유도 전해져온다. 왜 그런지 ‘시사텔링’을 통해 담았다.(이번 ‘시사텔링’은 취재 과정에서 든 생각이 상당부분 녹아있음을 전제합니다.)
"내년 총선, 우리공화당이
파란 일으킬 것 자신해"
"나는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 지지자입니다. 바야흐로 내년 총선에서 우리 태극기 국민의 정치적 결사체가 파란을 일으킬 거라고 자신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머지않아 지금의 자유한국당으로는 안 되겠다는 사람들이 탈당해 우리공화당과 함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영업자는 물론이고 흔히 말하는 좌파 진영의 서민도, 하다못해 요즘의 이십대, 삼십대도 우리 경제 실정이 이 정도로 참혹할 줄은 몰랐다고 이야기합니다. 문 정권이 들어서면서 지나치게 상상 이상으로 이상해져간다고들 말들 합니다. 박근혜 정부 때의 교육, 문화, 경제 정책이 더 좋았다고 얘기합니다.
정말 몇 프로도 안 되는, 강한 좌파들에 의해 대한민국 사회가 사회주주의 쪽으로 빠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따지고 보면 사실상 지금의 대한민국이 전 세계 경제 안에서 10위권 강국이 되기까지 좌파 운동권 세력들이 뭘 했습니까. 골수 친북 주사파들은 사실 데모만 하고, 미 문화원 가서 화염병 던지고, 북에 대해 친북 발언했던 이들이 지금 경제를 말아먹고 있는 것 아닙니까.
세계 경제 10위까지 올라가도록 노력했던 국민들이 볼 때는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가 위기국면도 보통 위기국면이 아닙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내 가족과 내 자식이 대학 가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으려면 사회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국가여야 한다는 것을요. 이런 국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깁니다. 우리가 진짜 문재인 정부와 겨룰 야당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은 2일 우리공화당 진영으로부터 들은 말들을 일인칭화해 재구성해 본 것이다. 이들 말처럼 우리공화당은 내년 총선에서 파죽지세의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까.
하지만 ‘아니다’에 한 표를 던지는 손길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본인부터 그렇다. 왜 그런지 이야기하려면 먼저, 지난달 27일 광화문 광장을 취재하다 든 생각부터 꺼내야할 듯싶다.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아- 이슬 같이 기꺼이 죽으리라'
그날(6월 27일) 저녁, 태극기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주변으로 비장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에게 다가가, 무슨 노래냐고 물으니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의 주제가라고 했다.
‘나라가 산다면’이라는 노랫말이 유독 뇌리에 남았다. 어쩌다 이곳저곳에서 듣게 되는 80년대 민중가요 등에서 보면 보통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주제어로 읽히는 특정 가치가 ‘나라’인 듯했다.
그러다 문득, '나라가 무엇이 길래 이슬 같이 기꺼이 죽겠다는 것인가.' 생뚱맞고 어리석을지언정, 이런 의문마저 들었다. '나라', '조국'이라는 익숙한 말임에도 생경한 단어처럼 그 실체가 갖는 의미가 궁금해지는 것이었다. 물론 나라를 위해 일제강점기에 저항하며 독립운동을 하고, 나라를 위해 북한의 침략에 맞서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이런 등등과 연관돼 떠오르긴 했다.
하지만 노랫말 속 '나라'와 겹쳐 보이는 것은 정작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탄핵돼 감옥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무거운 그림자였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던 2017년 3월 10일을 가리켜 3‧10항쟁이라고 불렀다. 군중들 사이로 군데군데 보이는 피켓에는 '3‧10항쟁 진상규명' 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 안에는 ‘박근혜 탄핵’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현장에서의 여러 플라카드를 통해 알 수 있는, “탄핵에 반대하던 애국열사 5인의 공권력 살인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피켓에는 박 전 대통령 얼굴과 함께 “박근혜가 살린 경제, 문재인이 다 망쳤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대통령 박근혜”, “탄핵 무효”, “무죄 석방”, “투쟁, 투쟁” 이곳저곳에서 박 전 대통령을 연호하는 함성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집회를 여는 연설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무효 얘기가 주였다. 홍문종 공동대표는 “3월 10일 탄핵은 무효, 탄핵은 사기, 거짓의 탄핵”이라고 소리 높였다.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난하는 한편으로, 그의 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는 계속됐다.
그는 탄핵 당시에 대해 “거짓 혹세무민의 문재인 정권과 그 일당, 정신 빠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만들어낸 가장 치욕적인 역사”라며 “그 역사를 민족과 역사 앞에 낱낱이 고하고 바로잡고자 애국 텐트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서부터 풀어낼 것”이라며 “공화당의 이름으로 박 대통령을 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이 언급될수록 군중의 박수와 환호는 컸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박근혜 대통령” “대통령 박근혜” “탄핵 무효” “무죄 석방” 등의 구호가 광화문 광장을 달궜다.
일련의 광경 위로 전날 여의도 사거리에서 본 현수막이 떠올랐다. 봉고차의 한 면을 뒤덮은 현수막에는 박 전 대통령과 조원진 공동대표가 서로 마주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프린트 돼 있었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나, 우리공화당이 누구에 기반 해 존재하는지 확연히 알 수 있는 계기였다. 또한, 우리공화당이 지키려는 그 나라야말로 박 전 대통령과 일맥상통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은 순간이었다.
더군다나 그 대통령은 옥중에서조차 자신의 지지자들이 보내는 편지만 읽는다(지난 2월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전한 말)는 그 대통령이었다. 적폐청산의 현 정부도 그렇지만, 전 대통령 역시 감옥 안에서조차 ‘친박 감별’, ‘배신자 정치’, ‘내편만 국민’임을 드러내는 대통령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대통령을 부르짖는 우리공화당 주제가에서 나온 그 나라는 모두의 나라가 아닌, ‘한 개인의 나라’ ‘속 좁은 대통령의 나라’로 비춰질 수 있지 않겠나, 싶은 아쉬움이 들었다. 또 그것이 박 전 대통령과 대중의 교감을 오히려 가로막는,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물음도 들었다.
때문에 스펙트럼이 좁디좁은, 우리공화당의 행보로는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그간 총선 등 선거에서 나타난 사표 방지의 전략적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의 심리를 차치하고서라도, 우리공화당 자체가 박 전 대통령을 위한 당은 될 수 있어도 국민을 위한 당이 되기는 어려운 이유에서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희망적인 전망을 듣기가 어려웠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난달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선거 앞두고 거대 양당 중심으로 모이게 돼 있어 우리공화당이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과거 친박 연대처럼 선전하기도 어렵다”며 “그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이 굉장히 컸을 때여서 가능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도 같은날 통화에서 “보수통합 방향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며 “살아남기 어렵다”고 봤다. 김 부회장은 “지난 4‧3 경남창원성산에서 우리공화당 표만 있었어도 한국당에서 승산이 있었다. 나중 총선이 되면 아쉬워질 수밖에 없다. 우리공화당 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 바른정당계 다수 등 결국은 합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우리공화당에서는 고개를 젓고 있다. 조원진 공동대표 측은 2일 통화에서 “문재인 촛불 정권과 대척점에 놓여 있는 정통성 있는 보수우파 정당은 우리공화당 뿐”이라고 힘줘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닥민심이 어디로 쏠리느냐가 중요하다. 대여투쟁과 우파의 정체성 면에서 한국당은 설득력을 얻고 있지 못하다. 갈수록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당으로는 안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는 후보 자체도 달라질 거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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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논평 일고의 가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