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지지층 '전략적 선택'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여야4당의 공조에 균열이 생겼다. 지난 달 28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간 합의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연장키로 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각각 한 곳씩 위원장을 맡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교체됐다.
심 위원장과 정의당의 강한 반발이 일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게 선거제 개혁을 당부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반(反) 한국당 공조 파행의 주범으로 몰리며 압박을 받고있다. 당내 일각에서도 오판(誤判)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러한 행보를 이어가는 민주당의 속내로는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지 부족과,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을 기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거제 미련없는 與, '안 돼도 할수 없지'
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공수처, 검찰개혁안 등을 함께 패스트트랙에 태우긴 했지만, 총체적으로 민주당에게 그리 유리할 것 없는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지가 의심돼 왔다.
아예 심 위원장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선거제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항의했다. 이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이에 대해 우리가 하나하나 실천하는 과정에서 보여지지 않겠냐"고 답하며 선거제 개편 의지가 있음을 강조했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의심의 시선이 존재한다.
민주당의 수도권 한 재선의원실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제대로 하려면 의원수를 늘려야 하는데 그건 여론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저런 구색맞추기식 선거제 개편은 마지막까지 가기 힘들다는 말이 (당내에) 상당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실 당직자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에 미련이 없어 보인다"면서 "한국당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울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총선 앞두고 지지층 '전략적 선택' 기대
또한 민주당이 이같은 행보는 내년 총선서 명분이 부족한 '여권 연대'대신, 한국당 외 다른 야3당과의 차별화를 통해 유권자들이 '전략적'으로 민주당을 선택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범여권 연대'는 의미가 이미 퇴색됐다. 이미 지난 4·3 재보선에서 사실상의 '여권연대'가 이뤄졌지만, 그 파괴력은 기대 이하였다. 범여권 단일후보나 다름없었던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진땀승을 거뒀다. 오히려 한국당 후보였던 강기윤 전 의원은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연대는 보통 야권이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하는거지, 여권 연대는 들어본적도 없다. 명분이 없는 행위"라고 맹렬히 비난한 바있다.
오히려 다자구도가 민주당에게 영남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중진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 달 기자와의 만남에서 "선거제 개편과 무관하게, 선거즈음엔 정의당과 거리를 두는 게 낫다"면서 "중도표를 잃을 수도 있고, 정의당만 좋은 일 시키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암묵적인 반(反) 한국당 표로 하여금, 민주당에게 '전략적 투표'를 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제19대 대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치인 약 10%보다 낮은 6.17%로 나온 것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으로의 '전략적 투표'였다는 분석도 많았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처음부터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잃을 것이 별로 없었다"면서 "성공해도 괜찮고, 실패 시엔 책임은 한국당에게 돌아가는데다 급한 것은 정의당, 민주평화당"이라고 말했다.
좌우명 : 행동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