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증권사마다 연이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성적이 공개되지 않은 SK·키움·한양증권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년간 신규 대표이사 사장 신규 취임, 모그룹 분리, 스포츠구단 스폰서 등 눈에 띄는 이슈가 있던 곳이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성적과 하반기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 윤수영 키움증권 부사장은 모두 한곳에서 '증권맨' 생활을 시작한 인물들로, 이들은 모두 지난 1987년 쌍용투자증권(現신한금융투자)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었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회사지만 '쌍용투자증권'은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과 더불어 '인재사관학교'로 불렸던 곳이다. 김신·임재택 사장, 윤수영 부사장을 비롯해 이곳을 거쳐간 인물들은 현재 증권업계 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신 사장의 SK증권, 모그룹 분리 후 성장세…하반기에도 이어질듯 

먼저 김신 SK증권 사장은 지난 201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모기업이었던 SK그룹에서 분리됐지만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1분기 SK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2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226%나 성장했다.

수수료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2% 하락했지만 이자수익 등 다른 부분은 모두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파생상품 관련 이익의 경우, 지난해 1분기보다 92.2% 증가해 전체 영업수익의 상승을 이끌었다. 김 사장과 SK증권의 주력분야에서 믿을만한 성적이 나온 것이라는 평가다. 

SK증권은 하반기 IB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관계자는 1일 전화통화에서 "상반기처럼 하반기에도 IB딜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개선세에 들어선다면 김신 사장이 이끄는 SK증권은 하반기에도 꾸준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양증권, 임재택 사장 취임이후 변화 모색…실적 개선세 탈까 

과거 '은둔의 증권사'로 통했던 한양증권은 지난해 3월 임재택 사장 취임한 이래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 사장은 전담 부서를 두고 지난해부터 업무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업무에 RPA시스템을 도입해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그동안 수익적인 부분도 괄목할 만한 개선을 보였다. 올해 1분기 한양증권은 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90.3%나 증가한 실적으로 거의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달 1분기 영업수익 중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수수료 수익'이다. 지난해 1분기 한양증권은 47억원의 수수료수익을 올렸는데, 올해 1분기에는 86억원으로 8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수익이 4% 감소한 것을 보면 IB를 포함한 수수료수익이 전체 감소분을 상쇄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임 사장은 한양증권의 IB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구조화금융본부를 신설했고 인재들을 꾸준히 영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한양증권은 임재택 사장 취임 이후 인재영입을 통한 조직확충에 힘쓰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IB사업부 내 팀을 세분화 해 IB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도가 본격 궤도에 오를 경우, 2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빴던 키움증권의 상반기…실적 개선세는 하반기에나 안정화될 듯

윤수영 키움증권 부사장은 지난 1987년 쌍용투자증권 입사한 이래 2000년 키움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키움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등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취임 전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성장을 함께 해온 인물 중 하나다. 

최근 키움증권은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히어로즈 야구단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증권사로는 최초로 스포츠 구단의 메인스폰서가 됐다. 또한 안타깝게 좌절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인터넷은행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키움증권의 실적은 흑자로 전환됐다. 1분기 키움증권의 당기순이익(지배주주)은 157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80%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의 영업수익을 이끈 것은 파생상품 및 이자수익이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49.3%, 55.9% 늘어난 모습이다. 이에 비해 수수료 수익은 앞선 SK증권처럼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이같은 구조에 대해 "IB수수료가 늘어나기보다는 파생상품의 강화로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8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증시가 부양된다면 1분기(흑자전환)과 같은 실적 개선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보다는 하반기에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