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올해 은행권 임금 인상률이 2.0%로 잠정 합의됐다. 파업 결정 찬반투표를 앞두고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향후 노조 투쟁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 주요 내용으로 △임금 2.0% 인상 △일반 정규직과 저임금직군 간 임금격차 축소를 위한 세부 방안 마련 △사내근로복지기금 수혜범위 파견·용역직까지 확대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가이드라인’ 준수 등으로 양극화 해소에 방점을 뒀다.
금융노조는 지난 4월 16일부터 4개월 간 저임금직군 임금 현실화, 임금피크제도 개선 등을 주요 쟁점으로 산별교섭을 진행해왔다. 지난 19일 잠정 합의가 이뤄지자, 산별교섭 관련 투쟁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의 지난 상반기 평균 급여액이 5000만 원 이상을 기록하며, 6년 만에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20일 각 은행이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SC제일은행의 상반기 평균 급여액이 5150만 원으로 집계됐다. 각 은행의 평균 급여액을 단순 평균한 값이다. 또 1~6월 근로소득 지급명세서의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한 금액으로, 등기 임원은 계산에서 제외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급여액 4750만 원과 비교해, 8.4%(400만 원) 증가한 수치다. 한국 씨티은행의 평균급여액이 58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인상률은 KEB하나은행 26.7%, 국민은행 20.9%로 높았다.
하나은행은 작년 상반기 4500만 원에서 이번 상반기 5700만 원으로, 국민은행은 4300만 원에서 5200만 원으로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평균급여액은 4700만 원을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두 은행의 높은 인상률은 일시적 요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통합된 후, 연차수당·성과급 등 급여 지급 방식이 변경돼 상반기 연봉이 올랐다. 또 국민은행은 임금·단체협상이 뒤늦게 타결되면서, 지난해 성과급 300%가 올 상반기 연봉에 포함되면서 연봉이 높아졌다.
올 하반기에 이정도 추세를 유지한다면, 시중 은행원 평균 연봉은 1억 원을 넘게 된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 모두 지난해 평균 연봉 9000만원 대를 기록하며, 평균 연봉 1억 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평균연봉 1억 200만 원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연봉을 보였다.
지난해 은행권 연봉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9660만 원으로 1위에 올랐으며, 다음으로 하나은행 9400만 원, 우리은행 9200만 원, 국민은행 9000만 원 순이었다. 지역 은행 중에는 DGB대구은행이 95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BNK부산은행 9300만 원, 전북은행 8900만 원, BNK경남은행 8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8300만 원으로 한국씨티은행과는 2000만 원 차이를 보였다.
한편, 1억 원 연봉을 눈앞에 두고,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들이 연간 이자수익으로만 30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거두면서, 이를 바탕으로 연말연초에 대규모 보너스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은행이 거둬들인 이자이익이 올 상반기에만 20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낮은 금리 속에서도 높은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불경기 상황에서도 국내 시중은행이 상반기 20조원이 넘는 이자이익과 상반기 높은 평균 연봉을 기록하면서, 일각에서는 '이자장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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