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정봉주 후보가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경선개입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원석 전 의원은 8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의 출연해 “최근 정봉주 전 의원과 통화를 했다. 당원들에게 강하게 호소도 했는데 그보다 본인은 훨씬 더 격앙돼 있다. 지금 이재명 전 대표의 최고의원 경선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받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 후보는 12일 국회에서도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를 위협하는 최대 걸림돌이 우리 내부에 있다”며 “이재명팔이를 하며 실세 놀이를 하는 무리들을 당의 단합을 위해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가 이 후보 측근 일부를 공개 저격하며 이 후보에게도 각성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명으로 꼽히던 정 후보의 이같은 행보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이재명 후보에 대한 불쾌감을 표출했다는 관측이다.
실제 최고위원 경선 초반 1위를 달렸던 정 후보는 지난달 20일 이재명 후보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민석 후보를 향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 제 선거도 하느라 본인 선거를 못 해서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후 김 후보는 ‘명심 효과’를 받으며 잇따라 1등을 차지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도와주지를 못할망정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에 대해 불쾌했을 것”이라며 “한때 이재명 후보를 지원했던 입장에서 배신감과 분노가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당내 비명계 지지자의 표를 받아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서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근거는 ‘어대명’ 기류에 투표를 하지 않은 비명 성향의 유권자들을 추가 ARS투표를 통해 흡수하고 이 후보 지지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권리당원 투표 이후에 실시되기 때문이다.
한편 갈등을 계기로 정 후보가 향후 반명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고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다가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등 변수가 생길 때 존재감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교수는 “지금 반명으로 나설 수는 없다”며 “당내에서 입바른 소리를 하면서 때를 기다리다 이재명 후보에게 변수가 생길 때쯤 가장 먼저 범친명계에서 돌아서 이 후보를 직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봉주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당원들 사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해명이 석연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최고위원에 당선되면 다른 목소리를 내겠다는 뉘앙스다. 반명으로까진 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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