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농협, 조합원 대상 농협계좌 이전 등 강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의 농업협동조합(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국정감사가 8일 열렸다. 농협의 브랜드 수입산 판매, 조합원 대상 강요 논란 등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다양한 '혁신 방안'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협치모델'·'원스톱 판매조직' 등 혁신안 나와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전남영암·무안·신안)은 "전국 시군구 읍면 동 10곳 중 4곳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위기에 빠져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농정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지자체와 협동조합 간의 ‘우수 상행 협력 사례’를 발굴해 주민과 조합원이 상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충남천안을)은 농협을 판매조직으로 대혁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농산물시장 개방과 대형유통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어 농가가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농협의 유통라인을 활용하여 생산자–산지유통센터(APC)-하나로마트ㆍ로컬푸드 직매장을 연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의원은 "새로운 시장 트렌드에 맞는‘온라인 농산물공판장’도 함께 고려하여 중장기적인 유통 운영체계를 검토해야한다"면서 전자경매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유통경로를 단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협 브랜드 상품 377개 중 159개에 수입산 원료
이날 국감에서는 의원들의 문제 제기도 쏟아졌다.
서삼석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입수해 이날 지적한 농협 자체브랜드(PB)상품 원산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377개 제품 중 159개 제품에 수입농산물 원료가 사용됐다. 현재 농협은 NH 등 상표를 붙인 자체 PB상품을 전국 2149개 하나로마트에 공급중이다.
심지어 국내 농산물 소비 장려를 목적으로 농협이 제안해 세워진 오리온과의 합작법인 오리온농협의 제품도 수입농산물을 약 45%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밀려드는 외국산 농수축산물로 농촌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산 원료를 사용한 농협브랜드 상품이 활개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지역농협, 조합원 대상 농협계좌 이전 등 강요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의원(부산해운대을)은 이날 지역 농협이 계약재배 조합원들에게 추가 수매대금 정산을 대가로 금융정보 요구와 농협계좌 이전을 협박, 강요하는 실태가 만연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실이 입수, 이날 공개한 충남 둔포농협의 6월 조합원 안내문에는 '계약재배를 신청한 조합원 및 배우자가 둔포농협에 예·적금 및 예탁금 거래시 일반수매가에 추가대금을 지급(단, 타농협 및 타금융기관 예금거래 확인 시 기지급 추가대금 환수조치 예정)'이라고 적시돼 있다.
이는 해당 농협으로 예금을 바꾸지 않으면 추가대금을 환수조치 한다는 것이고, 타금융기관의 당사자와 배우자의 고객거래조회표, 금융거래잔액조회서를 제출하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때문에 사실상 농협계좌를 사용했을 시의 우대 특약조건을 넘어서는 강요라는 지적이다. 윤 의원은 이를 뒷받침하는 전년대비 예수금 변화가 급등한 자료도 함께 제출했다.
농협의 이같은 강요는 은행이 대출과 함께 강제로 예금·적금 등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일명 '꺾기'와 유사한 행태로, 지난 2015년 금융감독원이 지정한 '민생침해 5대 금융악(惡)'에 속한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에게 "조합원이 자신과 배우자의 금융정보 보호와 권리행사를 방해 받을 수 있는 지역농협의 부당행위를 전반적으로 잘 살펴보고, 지역 농협 특성에 맞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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