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20대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에 접어든 가운데,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종합감사가 진행됐다. 이날 국감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등 DLF 관련 증인들이 출석해, 책임공방이 이뤄졌다.
윤석헌 금감원장 "DLF는 금융회사가 일종의 도박을 한 것"
예상대로 이날 정무위 국감은 DLF 사태 관련 질의가 주를 이루었다. 특히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DLF와 관련해 "금융회사가 일종의 갬블(도박)을 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윤 원장은 "(DLF라는 게) 금리가 일정 범위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부담하고, 높으면 투자자 수익을 먹는 상품인데, 따지고 보면 괜한 일을 한 것이다.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DLF사태는 은행 내부통제 취약성과 (수익성에 집중한) KPI로 인한 잘못된 직원 유인으로 인한 것"이라면서 금융회사 내부 취약성을 지적, "단순 불완전 판매에 대한 접근 뿐 아니라 전체적인 체계의 문제가 있었다는 관점에서 보상이 이뤄지도록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행장 "내부 리스크 관리 철저히 못해 죄송"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은 이날 국감에서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해, 큰 손실을 입은 고객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 부행장은 독일 국채금리가 3월 이후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도 우리은행이 집중적으로 판매한 이유에 대해선 "3월 이후 금리가 크게 하락했지만, JP모건스, 골드만삭스 등의 발표 자료에서 금리가 상승될 것이라는 자료를 참고해 판매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은행의 자회사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서 3월 이후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금리가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고 지적하자, 정 부행장은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DLF 판매 관련 인센티브가 있었나는 의혹에 대해 "별도의 인센티브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비이자 수익과 관련 수익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건 맞지만, DLF를 특별히 많이 판매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함 부회장 "DLF 자료 삭제 내용 몰라"…"도의적으로 경영진 책임 있어"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DLF 판매 과정에서 일부 불완전판매가 있음을 인정하고,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과를 적극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하나은행이 DLF관련 자료를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그는 함 부회장을 향해 "하나은행이 삭제한 파일이 DLF 관련 자료고, 삭제한 파일 중 불완전판매와 관련된 내용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함 부회장은 "내용에 대해서 모른다"면서 "그 사실에 대해서는 금감원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동성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DLF 관련 불완전 판매 내용을 삭제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원장보는 "(하나은행이) 불완전판매 문제가 있다고 인지하고, 향후 금감원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 고의로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삭제한 내용은 1차 전수조사, 2차 전수조사 파일과 손해배상을 위해 검토한 파일까지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은행은 전수조사 전까지 관련 파일을 끝까지 은닉했고, 고의로 (은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함 부회장은 금융지주 차원에서 삭제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경영진의 책임이 도의적으로 있다"면서 "금감원 결과에 따라 어떠한 책임도 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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