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文, 신년 맞이 특별사면… 이광재·한상균·곽노현·신지호·공성진 등

30일 문재인 정부는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비롯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이광재·공성진·신지호 전 의원 등 517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관심을 모았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번 사면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오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신년을 앞두고 오는 31일 자로 일반 형사범,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선거사범 등 517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며 ‘사면 리스트’를 발표했다. 명단에는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 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제재 대상자 171만 2422명도 포함됐다.

구체적 조치 대상은 △일반 형사범 특사·감형 2977명 △양심적 병역거부 특사·복권 1879명 △특별배려 수형자 특사·감형 27명 △선거사범 복권 267명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특사·복권 18명 △정치인 및 노동계 인사 3명 △국방부 관할 대상자 특사·복권 3명 등이다. 

정부는 특히 이날 선거사범 267명에 대한 특별사면과 복권을 단행했는데,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의 감면 조치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다가오는 한해에 대국민 화합을 위한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국민 통합의 취지에서 대규모 감면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사범 특사는 곽노현 전 교육감, 신지호 전 의원, 박형상 전 서울 중구청장, 전완준 전 화순군수, 하성식 전 함안군수, 이철우 전 함양군수, 최완식 전 함양군수 등 2008년 제18대 총선과 2010년 지방선거 관련 범죄에 연루된 정치인으로 이뤄졌다.

정치인과 노동계 인사로는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광재·공성진 전 의원이 해당됐다. 한상균 전 위원장 사면과 관련해 정부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실현을 위한 노력과 화합의 차원에서 복권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밀양송전탑 공사 사범 8명, 제주 강정 해군기지 관련 2명, 세월호 집회 관련 1명, 사드 관련 7명 등 총 18명의 사회적 갈등 사범에 대한 추가 사면·복권도 이뤄졌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단에 따라 ‘종교와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사범’의 제한 자격을 회복시키기로 결정했다. 현재 가석방 중인 1명은 남은 형 집행을 면제하고, 이미 형기 종료로 출소한 1878명에 대해서는 임원 결격이나 공무원 임용 제한 등 각종 자격 제한을 회복시켜 주기로 한 것이다.

한편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한명숙 전 총리와 이석기 전 의원 등은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아직 형 확정이 끝나지 않아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석기 전 의원은 일반적인 다른 정치 사범(선거사범)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공수처 입법 바란다… 절제된 검찰권 행사 필요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3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적 통제가 결여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헌법·법령에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해 지휘·감독해 나가겠다”며 사법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추 후보자는 이날 조국 전 후보자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이 유출된 행위와 관련해 수사 검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예고했다. 

그는 “피의사실 공표나 형사사건 공개 금지 원칙이 수사하는 검사가 차담(茶談)의 형식을 빌려 기자들에게 피의 사실을 흘리거나 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수사와 공보가 엄격히 분리되도록 금지령을 만들어 당연히 시행돼야 한다”며 “특정인이나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현장에서 당연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잉수사와 부실수사를 통해 국민 신뢰가 실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권 옹호를 중점에 두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수처법은 만들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부패 비리 근절을 위해 국민이 열망하고 있다”며 “본회의에 상정된 법이 입법되면 그에 대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완료해 개혁 법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추 후보자는 이날 “장관이 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해임하고 대검 반부패부장, 서울중앙지검 차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계획이 있느냐”는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제청권이 있을 뿐이고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다. 제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공수처법 결국 통과… 한국당 본회의 집단 퇴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이 30일 오후 재석 의원 175명 중 찬성 159명, 반대 14명, 기권 3명으로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먼저 투표에 부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수정안은 부결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공수처 설치법 처리에 항의하면서 전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공수처 설치법은 ‘4+1 협의체 합의안’으로,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범죄임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수사처 검사 자격요건은 ‘변호사 자격 10년 이상 보유자로 재판, 수사 또는 수사처 규칙으로 정하는 조사 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자’이며, 수사관 자격 요건은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사람 또는 7급 이상 공무원으로서 조사·수사업무에 종사했던 사람’ 등이다.

공수처장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지명해 청문회를 거친 후 임명된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가 부결되자 곧바로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한국당은 공수처법 통과를 막기 위해 먼저 본회의장에 입장한 후 ‘文정권 범죄은폐처=공수처’라는 팻말을 들고 ‘무소불위 공수처법 국민과 함께 반대한다’, ‘자유로운 투표를 보장할 무기명투표 허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장석을 점거한 후 농성을 벌였지만, 문 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으로 인해 결국 제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