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LCC 업계가 올해 공격적인 노선 재편을 통해 업황 부진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수익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여객 수요가 몰리고 있는 중국 및 동남아 노선 운항을 강화하는 한편 장거리 노선까지 넘본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사들은 지난해 일본여행 보이콧에 따른 여객 수요 부진을 만회하고자 지방 공항 활성화 및 중단거리 중심의 노선 다각화에 나서는 등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지난해 일본 여객 감소와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의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 저하 등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동력 확보 마련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 노선 의존도가 높았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과감한 노선 재편에 나섰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11월 인천 진출을 통해 4개 국제선 운항을 시작한 데 이어 부산에서 출발하는 중국 하이커우, 필리핀 보라카이 노선 취항을 이루는 등 신규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인천~청두 노선 정기편까지 추가함으로써 기존 김해공항의 슬롯 포화에 따른 노선 개척 한계를 인천 진출로 극복하는 모양새다.
신기재 도입을 통한 중거리 단독 노선 개척도 예고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올해 차세대 항공기인 A321네오 LR 항공기를 2대 도입해 싱가포르, 델리, 발리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알린 바 있다. 이를 통해 노선 경쟁력과 항공기 가동률을 끌어올려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에어서울 역시 기존에 고수해 온 국제선 단거리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국내선 사업 진출 및 중거리 노선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에어서울은 지난 10월 김포~제주 노선에 첫 취항하며 국내선 사업에 진출한 이후 중국 장자제 노선 취항 및 중거리 노선인 베트남 하노이, 나트랑에 신규 취항하는 등 수익성 강화와 여객 편의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대만과 중국 산동반도 지역, 베트남 꾸이년, 블라디보스토크에도 취항할 예정이어서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취항 10주년을 맞아 중장거리 노선 신규 취항 등 경쟁력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전사적으로 TFT를 구성해 운영 중이며, 향후 중형항공기를 통해 호주 및 중앙아시아, 하와이 등의 노선을 확장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더불어 티웨이항공은 내실 강화를 이루기 위한 훈련센터 시설 완공을 앞두는 등 지속성장을 위한 초석을 함께 다지고 있다.
이 외에도 이스타항공을 품게 된 제주항공은 M&A가 마무리되는 대로 양사 간 중복 노선의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 측은 "비인기, 중복노선에 한해 코드셰어 등을 통한 운영 유연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특화노선, 인기노선들에 대한 공급을 늘려가겠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은 중단거리 노선 전략에 더해 장거리 노선 서비스 제공에도 나섰다. 지난해 12월 호주 젯스타에어웨이즈와의 공동운항을 통해 인천~호주 골드코스트 노선을 운영함으로써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스타항공의 경우에는 제주항공 공동경영과 별개로 그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지해 온 지방발 국제노선 확대 기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3월까지 청주~다낭 부정기 노선을 주 2회 운항하는 것을 비롯해 청주~타이베이 노선 증편과 청주-방콕 부정기 노선을 띄우는 등 노선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부산~타이베이, 화롄 노선 취항을 통해 부산애서만 5개 국제노선을 운영하는 등 지방 수요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국토부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는 기존 노선 증편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 실례로 지난해 말 인천~조호르바루 노선을 기존 주 7회에서 14회 운항으로 공급편을 2배 늘렸다. 다만 진에어는 국토부가 최근 제재 해제와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미 올해 사업계획 구상에 차질을 빚은 데 이어 신규 노선 취항이 불가능해 여타 LCC들과의 경쟁에서도 크게 뒤쳐지고 있다는 점은 열세로 지목된다.
업계는 이러한 LCC사들의 움직임이 지난해 적자 기조를 벗어나 올해 생존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새로운 여행지 개발에도 한계가 있는 데다 신규 LCC 2곳이 추가되면서 생존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며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장기전을 대비한 노선 다각화를 통해 버틸 체력을 기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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