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정 AIA생명 신임 대표,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 박차 예상
떠나는 한화보험 장수 CEO들…세대교체가 실적 끌어올릴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새해가 되도 금융권 CEO들의 거취는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 연임 소식을 알린 곳이 있는가 하면, 애매하고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CEO들은 불확실한 미래가 점쳐졌고, 심지어 교체가 됐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증권·보험·카드업계 CEO들은 늦어도 올해 3월말까지 임기가 끝난다. 앞으로 이들 CEO들이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거취를 예측해본다. <편집자 주>
보험사 수장들에게 올 겨울은 유난히 혹독한 모습이다.
증권·카드 등 타 업계 CEO들이 '안정'을 택한 인사(人事) 트렌드와 맞물려 대부분 연임됐다면, 지난해 말부터 보험사 사장들의 교체는 상대적으로 적지않게 이뤄졌다. 이 가운데 새롭게 등장한 CEO들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 IFRS17 등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보험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엇갈린 농협금융계열 보험사 CEO 거취…실적 개선 최우선 과제
지난해 12월 NH농협손해보험은 최창수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고, NH농협생명의 홍재은 대표이사는 연임됐다.
이중 최창수 신임 대표는 지난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중앙회 전략기획단 전략기획팀 팀장, 기획실 구조개혁팀 팀장, 구례군지부 지부장, 비서실 실장,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연말 취임식에서 체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보험사로 도약할 것을 공언하면서 '신사업 추진'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농협금융계열의 두 보험사는 그동안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NH농협손해보험도 적자 폭을 줄어들면서 누적 당기순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생명이 불황 속에서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을 홍재은 대표의 연임 이유로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2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도 233억원 가량의 적자를 극복했다. 누적당기순이익도 247억원으로, 그동안 적자를 보였던 점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기간 NH농협손해보험의 누적당기순이익은 40억원으로, 28억원을 기록했던 전년도보다 40%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두 보험사는 과거 몇차례 순이익 적자를 겪은 바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나타난 '점진적 개선'은 당시 실적에 대한 '기저'라는 평가다. 이에 두 보험사의 수장들에게는 앞으로 손해율 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실적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피터 정 AIA생명 신임 대표, 헬스케어 서비스에 박차 가할까
AIA생명도 지난해 12월 CEO가 바뀌었다. 4년여간 회사를 이끌어온 차태진 대표가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하고 피터 정(Peter Chung) 신임 CEO가 선임됐다.
AIA생명에 따르면, 피터 정 신임 CEO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1년 6개월여간 AIA생명 한국 최고마케팅책임자로 재직한 바 있다. 당시 AIA바이탈리티 서비스를 런칭시키고 SKT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A생명의 교체도 실적 부진이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다는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AIA생명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은 416억원으로, 전년도 1439억원에 비해 71.1%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자기자본수익률 등 수익성 비율도 떨어지면서 고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보험사들이 참여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 영역이 커지면서 피터 정 신임 CEO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AIA생명은 'AIA 바이탈리티 X T 건강습관'과 연계된 'AIA 바이탈리티 버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AIA바이탈리티' 앱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계사들이 '버디' 역할을 하면서 진행된다. 고객의 연령과 성별, 활동 지역 등을 고려해 매칭하고 건강관리 팁을 제공해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이 과정은 앱이 아니라 설계사와 고객이 직접 통화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의 안착이 앞으로의 관건으로 분석되고 있다.
떠나는 한화보험사 장수 CEO들…세대교체가 실적을 이끌까
보험업계의 불황은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의 장수 CEO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끼쳤다.
우선, 한화생명은 지난해 연말 차남규 부회장이 사임했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11년 대한생명 시절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보험업계의 장수 CEO 중 한명이다. 올해 정기주주총회까지 임기가 어느정도 남아 있었지만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환경 조성을 위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용퇴 배경에는 실적 부진도 어느정도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해 3분기 15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도 3854억원과 비교해도 60% 가량 줄어든 상황. 연간순이익도 최근 몇년간 8451억원(2016년), 6887억원(2017년), 4465억원(2018년)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앞으로 여승주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로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도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임할 것으로 알려진 박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이후 3번 연임하면서 총자산 10조원을 돌파 등의 긍정적인 경영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한화손해보험의 실적 부진은 계속됐다.
자료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145억원으로, 1154억원을 기록한 전년도 3분기보다 87.4%나 감소했다. 지난 2018년 연간 당기순이익도 2017년(1476억원)보다 45%나 떨어진 81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박 사장의 후임으로는 지난 1일 부사장으로 임명된 강성수 사업총괄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