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혼란조차 개혁과 전진의 성장통으로 평가되길 바랄뿐”
“불량정당, 불량금배지 지망생 감별은 오롯이 국민의 몫으로 남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본격적인 21代 총선 서막이 올랐다. 26~27일 양일간 모든 출마자는 후보등록을 하고 4월 2일부터 법정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전 세계가 코로나 전염병에 몸살을 앓고 있고 우리도 아직 천길 낭떠러지를 겨우 벗어난 상태이다.
국민 일상은 오로지 코로나와의 싸움에 관심이 쏠려있고 경제는 악화일로이다. 시장이 죽어가고 있고 크고 작은 모든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시장의 거래가 중단되거나 아예 폐업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대유행)’은 ‘경제파탄 펜데믹’으로 이어져 사람들의 의욕과 불안은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와중에 유독 사상 유례가 없이 ‘수요와 공급’이 넘쳐나고 ‘부당거래’와 ‘불량 정당 창업’이 봇물처럼 터지는 곳이 있다. 최종 구매자인 국민들이 도대체 어디서 어떤 상품을 골라 사야 할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시장이 과열된 곳이다. 미안한 표현이지만, 21대(代) 총선 시장에 나온 매물인 ‘금배지 지망생’들이다. 이를 공급하는 정당과 함께 역대 최대의 금배지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억울하기도 할 것이고 모든 지망생이 불량은 아니지만, 지금은 ‘도매급’ 으로 싸잡아 욕을 먹고 있으니 그 비난을 피해 갈 도리는 없다
4년마다 열리는 ‘금배지 시장’이지만, 시골 ‘5일장’ 보다 못해 차마 눈뜨고 제대로 된 상식으로는 가치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금배지 시장은 난장판 그 자체다. 국민들과 언론에서는 코로나로 빗대어 ‘정치 변종 바이러스’, ‘오염된 바이러스 정치’로 비판하고 ‘기생충 정치’라고도 혹평하기도 한다.
원인 제공은 ‘이상적 다당제 선거법’이라며 만든 ‘준 연동형 비례제’에 기인한다. 보다 근본 원인은 제도보다 ‘금배지 시장’에서 다수의 금배지를 확보하려는 ‘변종 정당정치’에 있다.
더하여, ‘난장판 금배지 시장’을 만든 바탕에는 이번 총선 시장에서 최종 구매자인 국민들이 정상적인 판단과 이성적 선택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철저한 ‘도덕 불감증’이 깔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필자는 지난 칼럼(1월 16일자‘정치권은 다당제라 쓰고 국민은 양당제라 읽는다’)에서 자유한국당의 보수대연합 추진이 필연적으로 진보개혁진영의 대동단결을 불러올 수밖에 없고, 결국 다당제가 아닌 양당 ‘진영 대결’로 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라는 무의미한 논쟁처럼... ‘너희가 애초 잘못했으니 우리도 어쩔 수 없다’, 또는 ‘우리보고 악의 축이라 하더니 너희는 더한 악마다’라는 공방만 난무할 뿐이다. 어느 정당 어느 누구도 잘못된 변종과 변이로 증폭되고 있는 ‘금배지 시장’과 ‘변종 정당’의 정치의 행태가 가져다줄 왜곡된 민심, 총선 이후의 더욱 극심해질 진영 대결의 폐해를 우려하지는 않고 있다.
변종 정당 정치의 행태가 만들어낸 ‘인위적 선거구도’를 금배지 시장에 내놓고 국민들에게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는 ‘더 좋은 금배지’를 선택하기보다 ‘덜 나쁜 금배지’를 만들어 내야 하는 ‘초인적? 감별사’ 노릇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국민들의 관심이 오로지 코로나 사변에 머물러, 죽느냐 사느냐에 매몰돼 있는 동안 변종 정당정치는 코로나 이전에 외쳤던 투명한 공천, 미래지향 공천, 공천 물갈이 천명은 시늉만 내고 오로지 금배지 시장 쟁탈을 위해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수많은 ‘공천 적폐’들을 양산해 내고야 말았다.
시골 5일장에서도 할머니들이 손수 농사짓거나 채취해온 나물이며 농산물을 내놓을 때 다듬고 다듬어 티끌 하나라도 남기지 않게 해서 좌판에 올려놓는다. 어제 팔다 남은 물건과 불량품은 아예 내놓지 못하고 좀 시들시들한 것은 싸게라도 판다. 사려는 사람들이 다 보면 알기도 하지만, 할머니들의 양심이 깔려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변종 정당 정치판에선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보이질 않고 있다. 오로지 자기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품’과 ‘유사품’의 차이만 있을 뿐, 어차피 자신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선거 시장의 한계를 최대한 이용할 뿐이다.
특히 거대 양당은 위성정당을 위해 의원 ‘빌려주기’, ‘밀어내기’, ‘돌려막기’, ‘죽은 사람 되살리기’에다가 공천 못 받아 깔끔하게 집에 가서 쉰다는 사람까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는가’ 라며 자른 사람을 영입(?)까지 한다.
미래통합당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집단이성을 발휘해 나름 올려놓은 금배지 지망생을 하루 밤새 ‘무슨 밥상을 이렇게 차렸나’ 라며 걷어차고 아예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밥상으로 차리기도 했다.
이러한 국민 무시, 무소불위의 변종 정당정치 행태를 가능하게 한 또 하나의 축이 소위 제3당, 군소정당들의 거대 양당 ‘흉내 내기 공천’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거대 양당의 변종과 변이적 공천 행태를 비난하면서도 건강하고 새로운 제3당이 있으면 그쪽으로라도 눈을 돌린 텐데. 아예 그런 제3당 조차 없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하여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금과옥조로 여긴다는 민생당에서는 한마디로 ‘엿장수 맘대로’ 비례후보들을 올렸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역시 비례대표 의원이자 자신의 측근들을 안정권에 올려놓고 새로운 정치를 한다고 하니 초록이 동색이라는 비판이다.
이러니 거대 양당들은 난장판에서 둘 중 어차피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난장판 금배지 시장에 물론 몇 사람의 양심적 정치인들도 있다. 그중에 인상적인 한 명의 정치인이 기억난다. 바른미래당에서 의외로 미래통합당에 입당했지만, 통합당 내부의 알력과 반발로 사실상 영입되고도 공천을 받지 못한 임재훈 의원은 얼마 전 기자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갖고 초심을 잃은 것에 반성하며 국민의 부름이 있을 때 까지 처절한 자기반성을 하겠다”며 아예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타까운 정치인이 어찌 이뿐이겠는가 마는…. 전후 사정을 떠나 난장판이 된 금배지 시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변종의 정치행태’보다는 차라리 깔끔하다는 생각이 드는 때이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와 정치인의 행보는 당장에 판가름은 나지 않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야 그 피해규모와 그 정치인의 행보에 대한 국민적 판단이 뒤따르기에…
이제 최종 구매자이자 유권자인 국민들에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아무리 정치행태가 미워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은 최고의 권력인 국민주권 행사를 통한 법치국가 형성이라는 과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책무이다.
21代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사상 유례없는 ‘정당정치의 변종’과 ‘난장판 금배지 시장’의 혼란조차도 대한민국이 멈출 수 없는 ‘미래사회로의 개혁과 전진’에 도움이 된다면, 이마저도 향후 한국 정치사에 ‘퇴보’가 아닌 ‘진보’로 평가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변종정당 정치행태에 의한 잘못된 공천과 금배지 지망생들의 어지러운 정치행보도 모두 그들의 자유이고 권리일 수 있다. 다만, 이제 남은 것은 ‘불량 정당’과 ‘불량 금배지 지망생’을 잘 골라 내야 하는 몫이 오롯이 유권자인 국민에게 달려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자의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前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 새정치민주연합 사무부총장 및 원내대표 정무특보
·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
·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 국립중앙청소년 수련원 이사
·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 민족화해렵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 연구원
·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시사평론가
· (사)희망래일 ‘70년 침묵을 깨는 침목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