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중 5명이 금융 관련학 전문 교수…관련 조언 ‘기대’
他금융사 출신 영입…혁신·파격 통한 돌파구 마련 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최근 증권사 사외이사에 새로운 인물들이 잇따라 선임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서 사외이사직을 맡게 된 조윤제 前주미대사를 시작으로, 증권업계는 출신회사에 관계없이 금융·비금융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제식구 챙기기', '관피아' 등 논란이 일어났던 과거와 달리, '세대교체' 측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다.
아울러 회사의 의사결정권을 객관적으로 견제·감시하는 사외이사제의 기본 목적을 충실히 지키고, 정책 수립·사업 구상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총 12곳의 증권사가 사외이사 15명을 새롭게 선임했다. 이중에는 현직 교수가 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금융 관련 기관, 법조인, 타사 임원 출신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은 지난 20일 장범식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장 이사는 그동안 한국코스닥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증권학회, 한국거래소 등을 거쳐왔다. 현재는 서울IB포럼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삼성증권의 IB행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미래에셋대우는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국제학과 부교수, 조윤제 現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또한 유진투자증권은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외이사에 엄영호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올렸다. DB금융투자는 한봉희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눈길을 끄는 건 이들이 모두 해외경험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젬마 부교수의 경우, 미국 시튼홀·드폴대학 등에서 재무학을 강의한 바 있다. 또한 조윤제 명예교수는 지난 1984년부터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등에 몸담았으며, 2003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을 거쳐 2005년과 2017년에는 각각 주영국·미국대사를 지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김성곤 신임 사외이사의 이력은 눈에 띈다. 보통 증권사 사외이사는 타 금융사나 공공기관, 경영·경제학 교수 등이 역임하는게 일반적이지만 김성곤 신임 사외이사는 현재 종근당 효종연구소장과 신약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신임 김성곤 사외이사는 다수의 신약 개발 경력이 있는 유기화학 박사"라면서 "제약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가 '혁신'인 만큼, 이를 증권업계에도 도입해보자는 것이 김 사외이사의 선임 배경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타사 출신들을 사외이사로 지목하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 업권 출신 인물을 영입해 현재 자사 이슈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우선, 메리츠증권은 김석진 한국투자금융지주 윤리경영지원실장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김석진 사외이사는 그동안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 팀장, 뉴욕사무소 수석조사역을 거친 인물이다.
또한 NH투자증권은 홍석동 前칸서스자산운용 영업부문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키움증권은 이순우 前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을 오는 2022년 3월 25일까지 사외이사로 발탁했으며, KTB투자증권은 외환은행 부행장을 지낸 이현주 現화천대유자산관리 상임고문을 사외이사직을 맡겼다.
이와 함께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증권과 삼성그룹을 거친 최영호 前삼성그룹 중국전략협력실 담당임원을 사외이사로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 27일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최영호 신임 사외이사가 그동안 중국 내에서 활동해온 만큼 향후 하이투자증권의 해외사업 등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짧게 언급했다.
아울러 이번에도 법조계 관련 인사들의 사외이사 선임이 계속됐는데, 대신증권은 지난 20일 조홍희 現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에게 사외이사직을 맡겼다. 한화투자증권도 김형태 김앤장법률사무소 수석이코노미스트를, NH투자증권은 정태석 現법무법인 현 고문을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통과시켰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