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지난 1일 광고료 개편에 나서며 뭇매를 맞았던 배달의민족이 결국 고개를 숙였지만,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는 눈치다. '코로나19'로 힘든 경제 상황 속에서 꼼수 인상을 한 배달의민족의 대안으로 '공공배달앱' 개발이 곳곳에서 착수됐기 때문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7일 "최대한 빨리 공공 앱을 개발하겠다"며 "개발 전까지는 배달앱이 아닌 전화로 주문하고 점포는 전화 주문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운동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서울 광진구 역시,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을 덜어주는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광진 나루미' 개발에 들어갔으며, 경북도와 부산 남구도 공공 배달서비스 앱 개발에 나섰다. 또한 글로벌 이커머스 전문기업 코리아센터도 사회적 재능기부로 지역(로컬) 지자체용 공공배달앱을 개발해 지원 중이다.
지자체가 앞다퉈 공공배달앱 개발에 착수하고 있지만,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자체들이 개발했던 공공앱들의 이용률이 저조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지난 2018년 서울시에서 소상공인의 가맹점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 지자체, 금융회사와 협력해 제로페이가 출시됐다. 하지만 출시 14개월 동안 제로페이 누적 결제액은 약 1000억 원, 전체 결제 시장 비중의 0.01%에 불과해 이용률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점들은 지난 1월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 결합을 계기로 본 배달앱 시장 거래 실태 및 상생 토론회'에서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장영환 인천서구 상인협동조합 이사장은 "배달의민족이 독과점일 때 횡포를 감당할 방법이 없다. 공공배달앱을 개발해 주길 바란다"며 "소상공인 지원정책이 많이 있지만, 실제로 골목에서 느끼는 것은 많지 않다. 국가가 지자체별 공공앱을 만들어 저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고 간절한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배달의민족에 수수료를 낮추라는 말은 말도 안 된다. 상대적 대항마를 만들어야 한다"며 "인천에서 배달앱을 만들었지만,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홍보와 관리, 운영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장 이사장은 "지난 2004년도 제가 있는 동네에서 배달앱을 만들었지만, 홍보할 여력이 없어 활성화시키지 못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만드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공공앱의 경우, 관리와 운영, 홍보, 서비스 혜택 측면에서 민간 기업보다 미진한 부분이 있어 실효성은 아직 미지수"라면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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