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그 나물에 그 밥이면 무슨 소용일까. 이기면 상관이 없다. 졌으니 문제다. 신선한 인물이 필요하다. 그중 검증된 정치인이 절실하다. 진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소멸된다. 지금껏 봐왔다. 민심이 사형선고 내린 정당이 무늬만 바꾼다고 선택받지 못함을, 네 번 연속 패하는 과정에서 번번이 증명돼 왔다.
주도권을 쥐지 않았던 자 중 무오류 정치인 같은, 그런 인물들이 요구된다. 누구든 내가 그 인물이요, 싶으면 빼지 말아야 한다. 무기력한 당의 낯빛에 생기를 더할 인물이 나서야 한다. 패배의 무력감에 젖어있던 당을 일으키기 위해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온 과거 YS(김영삼)처럼 패기 있는 깃발을 누군가는 들어 올려야 한다.
지금이 그때다. 주류가 교체돼야 할 시기라면 교체되는 게 맞다. 손에 쥐고 놓지 못하다 존립의 기로까지 내몰렸다.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의 일침은 그 점에서 격하게 공감된다. 박 대표는 17일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참패는 최악의 공천 탓임을 전제했다. 보수의 갈길을 고민하면서는 탄핵 정국 뒤 개혁파의 씨가 말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를 다시 소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보수 정당에는 긴장감을 주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과 같은 개혁파들이 있었다.” 이런 이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이 당의 살길이라는 조언이었다.
‘개혁보수 노선이 살길이다.’ 결국 한 길로 모아진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4‧15 총선 결과 후 가진 통화에서 “공천을 잘못한 김형오‧황교안‧한선교가 망친 선거였다”고 한마디로 평했다. “기존 집을 부수고 새집을 짓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도 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남원정 같은 인물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지목했다. 특히 선거 무패의 원희룡 제주지사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원희룡은 한 번도 선거에서 져본 적이 없다. 빚진 것도 없다. 탄핵 시비에도 자유롭다”고 전했다.
제주 출신의 원 지사는 사고로 발가락 장애를 가진 데다 전깃불도 안 들어오는 가난한 집에서 전국 학력고사 수석, 서울대 법학 수석, 사법고시 수석이라는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이다.
젊을 때는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법조계 이후 정치 경륜으로는 국회의원 3선, 도지사 재선이다. 의정‧행정을 두루 거치면서 통합과 연정의 정치를 구사했다. 서울 양천 국회의원일 당시 목동을 교육 도시로 발전시킴으로써 비전과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위기관리 지도력도 긍정 평가되고 있다. 코로나19 정국에서도 눈에 띄는 호평을 듣고 있다. 실제 마스크가 동이 날 때도 제주에 있던 한 지인은 “여긴 편의점에서 구하기 쉬운데?”라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궁금해 도청에 전화를 걸었다. “물량은 부족하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평범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긴 줄을 짓고도 못 사던 때인 서울과 견줘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새로운 대권 잠룡으로 부상 중인 원 지사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견해다. 정 평론가는 “당 구원투수로써 원희룡은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카드다. 언제까지 영남 패권에 의존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개혁보수 가치로의 일관된 정치, 협치를 통한 통합 정치의 선구자, 성공한 의정‧행정가로 이만한 인물이 없다”고 단언했다. 원희룡 등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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