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LF도 뷰티사업…다각화 적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패션기업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수년째 패션시장 저성장 기조가 심화되고 있어 한 가지 사업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화장품은 본업인 패션 사업과도 시너지가 높아 눈독을 들이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최근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 지분 51%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로, 미백·주름·탄력 등에 효과가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한섬 화장품 사업 진출은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섬이 패션 외에 이종(異種)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87년 창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섬 관계자는 “패션과 화장품 사업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 능력과 고도의 제품생산 노하우 등 핵심 경쟁 요소가 비슷해 그동안 한섬이 쌓아온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역량을 활용하는 게 용이하다”면서 “특히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프리미엄 화장품 핵심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극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섬은 클린젠 주요 주주인 클린피부과, 프로젠과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 및 원재료 공급 체계 등을 협업해 화장품 개발과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한섬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프로젠이 보유한 약학 물질 ‘Super EGF’의 특허기술을 화장품 제조에 활용한다. 첫 스킨케어 브랜드는 내년 초 론칭하고 향후 색조 화장품과 향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패션기업은 한섬뿐만이 아니다. 그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기업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지난 2012년 색조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도전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사업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 인수 5년만인 지난 2017년 처음으로 화장품 사업 흑자를 기록한 뒤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까지 선보이며 사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화장품 사업 호조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45억 원으로 전년보다 52.2%나 증가했다.
화장품 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37%나 늘며 전사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화장품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비디비치가 지난해 판매 호조를 보였으며 바이레도·딥티크 등 수입브랜드 매출도 30% 이상 뛰었다. 연작의 4분기 면세점 매출도 실적에 한몫을 했다.
LF는 패션 기업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패션 사업에 이어 외식, 리빙, 부동산 등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최근 뷰티 분야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LF는 지난 2018년 헤지스 브랜드로 남성화장품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했다. 최근 아떼는 국내 최초로 비건 인증을 받은 선 케어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패션사업에 치우쳐 있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며 “다만 화장품 시장도 경쟁이 워낙 치열해 사업 초기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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