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일본차 브랜드들이 불매 운동에 따른 판매 부진 장기화로 인해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첫 한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닛산과 인피니티의 한국시장 철수에 따른 충격파까지 더해진 만큼 향후 일본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 절벽은 더욱 가파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본차 판매대수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기준 7308대를 기록, 전년 동기간 1만9536대 대비 62.6%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 판매량이 10만886대로 12.2% 증가했음을 고려하면, 불매 운동 여파로 인한 일본차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차 점유율 역시 올해 5월 누적 기준 7.2%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21.7%에서 14.5% 포인트 하락한 수치이자, 연간 기준 단순 비교시 지난 2015년 기록한 점유율 최저치 11.9% 보다 4.7% 포인트 낮은 역대 최저치에 해당한다.
물론 지난해의 경우에는 상반기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하반기 불매운동에 따른 판매 낙폭을 만회하며 15.0%의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는 데, 사실상 올해부터는 그 여파가 온전히 반영된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더욱 높아졌다.
일본차의 올해 월 평균 판매량도 1500대를 넘지 못하며 위축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일본차 브랜드들이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4월 1259대 대비 32.8% 증가한 1672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 월 평균치가 2200여 대임을 감안할 때,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때문에 이같은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올해 일본차 연간 판매량이 2만 대를 넘지 못할 가능성마저 높아진다. 일본차 연간 판매량이 2만 대를 넘지 못했던 것은 지난 2011년 1만8936대로 확인된다. 하지만 당시 수입차 시장 규모가 10만5000대 수준에 불과해 18.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점은 지금의 위기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특히 한국닛산이 올해 말 철수를 선언한 만큼 해당 수요 이탈이 예상되는 데다, 여타 일본차 브랜드에 대한 고객 불안이 전이되는 등 판매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수입차 시장이 회복세를 탔지만 이에 반해 일본차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와 닛산 철수뿐 아니라 일본 전범기업들의 국내 자산이 강제 매각되는 절차를 밟게 되는 등 한일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어 일본차에 대한 불매운동이 재점화될 여지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에 일본차 업계는 대책 마련에 분주해진 모습이다. 혼다는 당장 6월 한달 간 2020년형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 구매 고객 대상으로 10년/20만km 엔진오일 무상 교환 쿠폰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토요타와 렉서스도 지난달부터 초기 구매 비용 및 보유 기간 동안의 차량 관리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춘 특별 프로모션에 나서는 등 판매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 브랜드들이 불매 운동을 의식해 잔뜩 움츠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판매 절벽과 닛산 철수 등으로 말미암아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해졌다"며 "이에 올해 남은 기간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행사 등을 지속 마련하는 등 시장 내 우호적인 분위기 형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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