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 생활·위생용품 성장으로 타격 상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던 화장품업계가 2분기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피해가 워낙 커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주요 판매 채널인 면세점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이동 제한 직격탄을 맞은 데 따른 타격이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1조964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1.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301억원으로 65.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판매 채널별로 아리따움과 백화점, 방문 판매가 일제히 감소세를 보이고 디지털 채널 매출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중국은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가 디지털 채널을 바탕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지만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로드샵 이니스프리의 매출 하락으로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약 1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앞서 1분기에도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분기 매출 1조2793억 원, 영업이익 679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67%나 감소한 수치다. 1분기에도 면세·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 사업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 하락한 285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LG생활건강도 면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내외 감소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장품 이외 생활용품과 위생용품, 음료 사업 카테고리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돼 전사 실적을 받쳐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생활용품은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견조한 편으로 추정된다”며 “음료는 평년 대비 빨라진 성수기 효과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1분기에도 화장품 사업 실적 둔화를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등의 성장으로 상쇄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분기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영업이익은 10.0% 각각 감소했다. 반면 생활용품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4%, 50.7% 성장했으며, 음료 사업도 영업이익이 43.9%나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은 역대 최고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애경산업도 화장품 부문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증권은 애경산업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307억 원, 영업이익 48억 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9%, 20.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색조 제품 수요가 부진한 데다 2분기 홈쇼핑 방영 횟수 감소로 채널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면세와 헬스앤뷰티(H&B) 채널 매출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생활용품부문이 성장하면서 화장품 부문 타격을 일부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분기 내수 판매 호조를 보였던 위생용품이 2분기 수출 매출이 발생하며 생활용품부문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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