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김포시가 공영개발 강행 논란에 휩싸였다. 감정4지구 공영개발 관련, 해당 지역 주민들을 비롯한 기존 사업 추진자들 대신 요건을 갖췄는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민간사업자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업권 이전 문제를 중심으로 한 민간사업자들 간 법정 다툼이 벌어지며 감정4지구를 둘러싼 갈등이 점점 첨예해지는 모양새다.

김포 감정4지구는 ㈜타운앤컨츄리(이하 타운앤컨츄리)와 전국예능인노동조합연맹(이하 연맹)이 지난 2013년 6월부터 국유지 포함 5만 7000여 평(18만 8429㎡)의 예능인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립을 공동 추진해 온 곳이다. 그러나 김포시는 지난해 해당 지구에 대해 “공영개발 형식으로 도시정비 사업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15년간 개발이 지지부진해 해당 지역이 슬럼화됐다는 것이 명분이었다.

문제는 김포시가 선정한 민간사업자가 기존에 개발을 추진해오던 타운앤컨츄리와 연맹이 아닌, GK개발이라는 데 있었다. 지난 2006년 '감정4지구 개발사업'의 사업권을 가지고 있던  ㈜타운앤컨츄리는 당시 박 모씨와 채무상환 불이행시 사업권을 양도하겠다는 각서를 썼고, 전액변제에 실패해 사업권을 넘겨준 바 있다.

이후 GK개발은 해당 지구의 사업권을 지난 2007년 박 모 씨로부터 양도받았다며 2017년 김포시에 감정4지구 개발사업을 제안했다. 2019년 김포시가 자체 수립한 민간참여 시행지침에 의거, GK개발의 제안을 수용키로 했다.

그러자 연맹과 타운앤컨츄리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현재 GK개발 등과 법적 분쟁 중이다. 이들의 주장은 다음의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지역주택 모집을 위한 토지동의를 충족시켰다는 GK개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되고 △GK개발이 법적으로 사업권을 소유한 것이 아니며 △김포시의 공영개발 추진 과정과 명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토지주 동의서다. GK개발은 54%의 토지주 동의서를 받았다는 것을 근거로 김포시와 MOU를 맺었다. 그러나 연맹은 54%라는 숫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허위 동의서'라고 주장한다.

박일남 예능인주택조합추진위원장은 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80%가 넘는 동의를 받았는데, 54%라는 숫자가 나올 수가 없다. 위조 가능성이 크다 생각한다"면서 "지금 일부 지주들은 GK개발을 형사고소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포시는 현재 해당 동의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음은 GK개발의 사업권 소유 문제다. 감정4지구의 사업권은 처음에 타운앤컨츄리에서 박 모 씨로, 또 박 모씨에서 다시 GK개발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박 모 씨와 GK개발이 타운앤컨츄리를 상대로 한 사업권 청구소송에서 법원은 타운앤컨츄리의 손을 들어줬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7가 합 103664). 뒤이어 이어진 GK개발의 사업권 확인 청구소송 역시 지난달 26일 각하됐다. 

법원은 사업권 확인 청구소송 판결문에서 "GK개발이 박 모 씨에게 지난 2008년 작성해준 사업권 포기각서의 효력을 인정한다"며 "설령 이 포기 각서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상법 제64조에 따라 사업권 양도 청구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현시점에서 GK개발엔 확인받을 사업권이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연맹은 허위 동의서 의혹과 사업권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포시가 GK개발과 공영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이유에 의문을, 그 절차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민간사업자가 추진해온 사업지를 공영개발로 전환하려면 당사자인 민간사업자와 김포시, 해당 부지 토지 소유주 3자가 참여한 공개토론회를 통해 결론을 구해야 한다"며 "이를 생략하고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