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박카스, 소화제 등 일부 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지정,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한 보건복지부의 고시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이인형 부장판사)는 약사 66명이 "48개 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한 보건복지부의 고시를 무효로 해달라"며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10일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의약품과 의약외품의 구분기준은 시기, 정책, 과학발전 정도에 따라 변할 수 있다"며 "지정 권한이 복지부에 있고 고시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또 "이들 제품을 의약외품으로 지정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의약외품도 안전체계가 잘 갖춰져 있으므로 고시가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지난해 7월 드링크류, 소화제, 연고, 파스 등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48개 제품을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을 공포ㆍ시행했다.

이에 약사들은 "의약품에 해당하는 물품을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는 것은 복지부 장관의 권한을 벗어나고, 슈퍼 판매가 가능해지면 의약품 오ㆍ남용을 부추겨 국민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한편, 이날 박카스 등 일부 약품에 대한 슈퍼판매가 적법한 것으로 판정됨에 따라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슈퍼판매를 반대하고 있는 약사들의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