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만나야”… 연내 개최 노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에 '강제징용 판결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걸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연내 회의 개최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3일 “일본 정부가 한국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수용 가능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는 한 스가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한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강제징용 소송에서 패소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매각되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보장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근거로 일본 기업들에 대한 자산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 보상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통해 마무리됐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회의 참석 조건으로 ‘정부의 사법절차 개입’을 요구한 것이다.
일본이 이 같은 요구를 해 온 것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3개국이 번갈아가며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다. 올해는 한국이 의장국으로, 연내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징용문제 해결을 참석 조건으로 걸면서 올해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지통신>은 14일 “현 상황에서는 스가 총리는 한국에 가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회의 개최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완강한 태도에 회의 성사가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같은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한 외무성 간부 역시 “(일본제철 자산이) 언제 현금화될지 모르는 상태에 있는 한 스가 총리가 방한할 여건은 조성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러한 일본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성사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만난다, 만나지 않는다가 양국 간 현안 해결의 전제 조건이 돼서는 안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문제를 풀기 위해서 만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만나서 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외교부 역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연내 개최를 위해 유관국들과 협의중”이라며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도 정상회의 조율 등을 위한 차원에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좌우명 : 至誠感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