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산물 안팔린다”는 어민들 반대에도 강행 예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할 계획이다. 이는 전임 아베 신조 내각 때부터 추진해오던 방침인데, 일본 안팎의 반대에도 방류를 강행키로 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염수 처리 방침에 대해 이르면 이달 내 각료 회의를 통해 정식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바다 방류' 방안이 정식으로 채택되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의 오염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춘 후 바다로 흘려보낼 예정이다. 방류 시점은 준비 과정을 포함해 2년 후인 2022년이 될 전망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는 지난 2011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인한 것으로, 원자로 내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되며 현재도 하루 160~170t씩 발생하고 있다. 이 속도라면 2022년에는 오염수를 보관하는 탱크의 용량이 한계에 달한다. 게다가 오염수를 계속 모아두면 2041~2051년 사이 완공 예정인 사고 원전 폐로 작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 처리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달 26일 취임 후 첫 방문지로 후쿠시마현을 찾아 “최대한 빨리 처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후 약 열흘 만에 ‘해양 방류’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은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다. 전임 아베 정권 때부터 일본 정부는 오염수 처리 방안을 놓고 고민해왔으나, 비용 면에서 용이한 해양 방류로 이미 가닥을 잡은 상태였다. “아베 정부를 계승하겠다”는 슬로건을 들고 출범한 스가 내각인만큼 전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는 모습이다.
한편 일본 내 어업 종사자들과 후쿠시마현 인근 주민들은 오염수 해상 방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수산물 수출길이 막힐 수 있어서다.
지난 15일에는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의 기시 히로시 회장이 직접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 산업상을 만나 “어업의 장래에 괴멸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내면 주위 수산물 품질에 피해를 끼치고, ‘방사능 먹은 생선’이라는 오명을 얻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일본 어업계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의 반대도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출을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언제까지나 방침을 결정하지 않고 미룰 수 없다”며 서둘러 결정을 내릴 것을 시사했다. 같은날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 산업상 역시 “원전 폐로 작업을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처리수 취급 방침을 조기에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스가 정부의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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