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선거 전 큰폭 하락세 시현…선거일 후에도 계속돼
2000년, 경제 위기 고스란히…2004년, 사회적 불안감↑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발발…2012년 한국대선 ‘횡보’
2016년, 트럼프 첫 등장…2020년 선거 변동성에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미국 대선이 다음달 3일(한국시간)로 다가오면서, 코스피가 주춤하고 있다. 2400선을 넘나들었던 상승세는 어느새 하락세로 바뀌어 2300선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이 당초 거론했던 하반기 코스피의 '불확실성'이,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며 더욱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30일 한국거래소 통계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는 과거 5번의 미국 대선 전후로 크게 흔들렸다. 특히 2004년을 제외한 다른 선거 전후 코스피의 약세는 두드러졌다.
먼저, 지난 2000년 11월 7일에는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조지 W.부시와 민주당 후보였던 앨 고어가 맞붙었다. 당시 세계 경제는 '닷컴 버블'이 붕괴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었고, 한국도 'IMF시대' 말기를 지나며 기아자동차, 현대건설 등이 위기를 맞았고 대우그룹은 역사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코스피는 이를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었다. 1000선대를 회복하지 못한 채 500~600선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러다 미국 대선 20거래일 전이었던 지난 2000년 10월 1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7.25pt 떨어진 512.85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보다 4%이상 올랐지만, 이내 6% 넘게 떨어진 것이다. 이후 3거래일간 510pt 수준에서 머물다가, 대선일(11월 7일)이 다가오면서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고, 대선이 지난 이후에는 다시 하락했다.
2004년 대선에서도 코스피의 흐름은 유사했다. 그해 11월 2일 치러진 선거는 재선에 도전하는 조지 W.부시 후보와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격돌했다. 한국은 당시 경제 위기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듯 했지만, 당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는 등 사회적으로는 불안감이 계속됐다.
당시 코스피는 미국 대선(11월 2일) 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월 초반 800선대 후반에 머물던 코스피는 대선일이 다가오자 급격히 요동을 치며 2004년 10월 27일 809.91까지 후퇴했다. 그러다가 대선 후 20거래일 간 코스피는 800선 후반으로 회복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맞붙은 2008년 선거(11월 4일)에도 코스피는 한차례 크게 떨어진 바 있었다. 당시는 미국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세계 금융은 위기를 맞고 있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는데, 당시 자료에 따르면 외화유동성 부족과 함께 원/달러 환율은 1100원 대에서 1400원대까지 폭등했다.
연초 1800선에 머물던 코스피도 본격적인 하락세를 시작되면서 그해 10월 24일에는 938.75를 기록했다. 10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코스피는 이후에도 4거래일 동안 900대에 머물다가 미국 대선 5일전부터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목할 점은 대선 이후 추이인데, 11월 4일 후 코스피는 다시 하향세를 겪으면서, 20일 또다시 1000선이 붕괴됐다. 대선 이후 코스피가 상승했던 2004년과 다른 흐름이었고, 2000년도와는 유사한 모양새였다.
2012년에는 대한민국에서도 대통령 선거기 실시됐다. 그해 12월 19일 치러진 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보다 한달여 앞선 11월 6일 미국 대선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했다.
코스피의 하락세는 계속됐지만, 과거와 달리 완만한 모습이었다. 연초 1800선에서 시작된 코스피는 한때 2000선까지 올랐다가 하반기 꾸준히 하락하며, 눈에 띄는 움직임 없이 연말까지 1800선과 2000선 사이 박스권을 횡보했다. 특히 미국 대선일(11월 6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9.95pt 오른 1928.17pt에 장을 마감했으며, 이후에도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의 기업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 첫 등장한 지난 2016년 미국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횡보하던 코스피는 2016년 한해 동안 2000선을 수차례 돌파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같은해 11월 8일 치러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맞붙었다. 선거기간 내내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으나,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가져갔다.
이때 코스피는 다시 요동쳤다. 미국 대선(2016년 11월 8일) 20거래일 전이었던 지난 2016년 10월 11일 코스피는 2031.93pt에 마감됐다. 이후 꾸준히 16거래일 간 꾸준히 2000선대를 유지하고 있다가, 11월 2~7일에는 붕괴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8일에는 전거래일보다 5.8pt 오른 2003.38pt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코스피는 20거래일간 13.52pt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도전하는 올해 선거의 경우,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증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증시의 '변동성'은 다음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코스피의 흐름은 다소 조정세 받고 있는 상황. 24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는 하락세와 함께 2300선이 붕괴됐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다음주에도 관망심리가 우세할 것"이라며 코로나19와 미국 대선을 변동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가장 선호되는 시나리오는 대선 당일 바이든의 승리가 확실시 되는 경우로,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대외적으로 중국과의 완만한 관계 유지 가능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와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면, 트럼프의 불복 시나리오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렇게 되면 시장 변동성은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대선이 시작되는 다음주 2240~2360pt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이는) 향후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미국 대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대선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재확산, 연준 FOMC 결과 등 변수가 한주간 모여있다 보니,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슷했다. 그는 "다음주 코스피는 2280~2400pt 범위를 예상한다"면서 "미국 대선 종료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완화될 수 있으나, 주식시장을 둘러싼 여러 변수가 더 남아있다는 점에서 대선이 (증시의) 방향성을 완전히 결정지을만한 변수는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59.52pt 낮아진 2267.15에 장을 끝내며 2300선이 붕괴됐다. 같은날 코스닥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21.28pt 하락한 792.65pt에 마감하며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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