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이후 권력판세변화 …“대권고지는 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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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이후 권력판세변화 …“대권고지는 내 것”
  • 신민주 기자
  • 승인 2008.12.01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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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잠행하며 기회 잡을 듯
정몽준, 당내 세력규합에 나서고
손학규, 정치무대 퇴장은 일시적
정동영, 최악의 정치적 시련기
추미애, 대중적 이미지 통해 재기
 
▲     © 운영자

박희태 정세균 두 사람이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이들이 새 대표가 됨에 따라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세력 재편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로 불리는 정치인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추적해 봤다.
 
1.박근혜

친이 진영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았던 박희태 후보가 당권을 잡았다는 것은 마침내 친이계가 완전 당을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친이측 인사들의 주요 당직 배치 등의 후속조치가 이어지면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완전 비주류로 몰락하게 된다.

실제로 박 전 대표측의 좌장격인 허태열 후보가 3위에 그친 점을 보더라도 박 전 대표 측의 힘은 거의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우선 차기 대권후보로 경쟁해야 할 정몽준 후보가 대표에 오르지 못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친박 측 인사들은 친이 측 인사들 중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비록 현재까지는 소수 비주류지만 친박인사들의 복당이 이어지고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서청원 홍사덕 의원 등이 당 내로 들어올 경우 박 전 대표에게 힘이 쏠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당분간 특별한 행보를 하지 않고 잠행을 계속하며 의정활동 등 본연의 임무에만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 측 한 의원은 “아무래도 박 전 대표는 당권보다는 차기 대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전반기 국회보다는 선거가 있는 후반기에 페이스를 맞춰나갈 것으로 본다. 때문에 전반기에는 특별한 행보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2. 정몽준

정몽준 의원 측은 비록 박희태 후보에 패했지만 선거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입당한지 7개월밖에 안된 정 의원의 2위 달성은 성공적이라는 것.

특히 여론조사를 놓고 보면 압도적으로 박희태 신임대표를 앞서고 있어 향후 대권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 의원 측은 고무된 분위기다. 그동안 정 의원은 선거 토론회 과정 중 ‘당을 위해 한 일이 없다’는 식의 비난을 받아왔다.

또한 그가 당 대표가 됐을 때 ‘현대출신 대통령에 현대출신 당대표’, ‘현대 중공업 대주주로 수조원대의 재산을 가진 정당’ 등 여론의 비난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게다가 2002년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에 합의해 한나라당 집권을 좌절시킨 ‘원죄’도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이에 대한 면역성이 생겼다는 평가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통해 정 의원은 비록 당 대표는 되지 못했지만 대권주자로서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나라당은 당 내 구조가 친이 친박으로 나눠져 있어 정 의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별로 없어 보인다.

따라서 정 의원이 독자생존을 통해 대권주자가 되는 방안밖에 없다. 이를 위해 당내 세력 규합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내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비록 당 대표가 되지는 못했지만 여론조사에 1위를 차지하는 등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놨다. 하지만 당 내 구조상 정 의원은 여전히 소수계파 의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당내 의원들을 본격적으로 규합해 나가야 차기 대권이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3.손학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무기로 손학규 전 대표는 신주류의 좌장으로 불모지인 민주당에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손 대표는 지난 4일 대표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손 대표는 “당 대표를 맡으며 50년 전통 야당의 생명력, 끈기가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 이는 야당의 커다란 자부심이다”고 말해 이제 자신은 당당한 야당의 지도자이자 당내 주류세력임을 각인시켰다. 때문에 그의 정치일선 퇴장은 상징적인 정치행보로 보인다.

그는 향후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좀 쉬면서 진정으로 과연 이 사회가 손학규를 필요로 하는지,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 비울 수 있을 때까지 비우고 저 자신을 돌아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미뤄 봐도 그의 정치무대 퇴장은 일시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세균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대권행보는 ‘청신호’다. 또한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등을 통해 ‘손학규계’를 만들어 놓았다. 때문에 그가 정치 일선을 떠나더라도 당내 기반은 탄탄히 구축해 놓은 셈이다.

손 대표가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듯하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재보궐 선거가 있게 되면 출마를 통해 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한 시사평론가는 “손 대표가 비례대표 등을 통해 손학규 계보를 확고히 만들어 놓았다. 재보선이 있게 되면 원내진입을 위해 언제든지 나설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4.정동영

정동영 전 장관은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잇따라 쓴잔을 마신 정 전 장관은 정치적 휴지기를 갖기 위해 지난 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물론 출국 길에서 정 전 장관은 “훌륭한 정치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공부하고 책도 보고 사람도 만나 제 나름으로 그림을 한번 그려 보겠다”며 대망론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2~3년 내 한반도 주변에 지각 변동이 올 것”이라며 자신의 전문분야인 대북 분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연구와 해법을 구상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 전 장관의 대권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 시절 최대계파를 거느리며 정동영계가 주류세력으로 자리 잡았으나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정동영계는 소수파로 전락했고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최고위원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와 관련 “지금 당장 정 전 장관이 정치권에서 할 역할이 거의 없다. 때문에 미국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1년 정도 외국에서 외유를 한 뒤 당선 무효 된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뒤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전의 대권후보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따라서 정 전 장관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5. 추미애

추미애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대철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며 막판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결선투표까지도 가지 못하고 정세균 후보에 패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원내에 진입하지 못한 추 의원은 미국에서 한동안 생활하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귀국했다. 그리고 추 의원은 곧바로 대선플랜을 가동시키며 자신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켜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될 경우, 이를 발판삼아 차기 대권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운 듯하다. 하지만 그는 결선투표까지 가지도 못하고 정세균 후보에 분루를 삼켰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선 그의 ‘강성이미지’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 동안 민주당 내부에서는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 간의 권력암투가 빗발쳤다. 때문에 추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당이 깨질 수 있다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결국 선거전이 통합과 화합을 강조하는 정세균 후보가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추 의원이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대중적 이미지를 높였다. 또한 손학규 정동영 김근태 등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모두 원외인 점을 감안하면 추 의원에게 정국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민주당 내 한 고위 관계자는 “추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졌지만 대중적 이미지를 높였다.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모두 원외인 점을 감안하면 추 의원에게 기회는 더 많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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