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트래버스 ‘순증효과’에 팰리세이드·모하비 인기 지속…렉스턴도 ‘신차효과’로 힘보탠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대형 SUV 시장이 올해 2배 가까운 판매 확대세를 보이며 소형 SUV 시장에 내줬던 존재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SUV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활용도가 높은 '큰 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데다, 2개 차종이 새롭게 가세한 영향이 컸다. 유일한 판매 감소세를 기록 중인 렉스턴도 이달 신모델 출고가 이뤄지는 만큼, 전 차종의 판매 증가세가 뚜렷해질 가능성을 높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기준 대형 SUV 합산 판매량은 올해 10월까지 10만9353대로 집계, 전년 동기간 5만8800대 대비 86.0%의 증가세를 이뤘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7만5218대마저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올 1월 출시된 제네시스 GV80의 판매 순증효과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GV80은 올해 1월 출시된 이래 10월까지 2만7487대의 판매고를 세우며, 단숨에 대형SUV 2위 자리를 꿰찼다. 이같은 인기 배경으로는 럭셔리 SUV의 차별화된 가치와 상품 경쟁력은 물론 제네시스 브랜드 내 첫 플래그십 SUV라는 상징성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GV80은 3.0 디젤을 필두로 2.5 터보, 3.5 터보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며 다양한 고객 수요를 충족시켰다.
이 외에도 쉐보레 트래버스가 대형SUV 시장 성장세에 힘을 보탠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11월 선보인 트래버스는 OEM 수입차라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캠핑에 특화된 트레일링 기술 등을 앞세워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올해 10월까지 판매량은 3465대다. 동급 경쟁 모델들 대비 판매 볼륨은 적지만, 꾸준한 실적과 고객 선택지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기존 모델들의 판매량 역시 신차효과를 앞세워 굳건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경우에는 지난 2018년 말 출시된 이래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롱런을 이루고 있어 고무적이다. 올해는 10개월 만에 5만3116대가 팔리며, 지난해 판매량 5만2299대를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다. 판매 증가세는 24.1%로 집계된다. 더욱이 지난달 판매량은 6500여 대를 넘어 지난 6월 기록했던 최대치 6895대에 근접하는 등 꾸준한 뒷심까지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모하비는 대형 SUV 모델들 중 가장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내비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176.6% 오른 1만6659대의 판매고를 이루고 있어서다. 정통 SUV를 지향하는 모하비는 동급 유일의 V6 3.0 디젤 엔진을 탑재한 프레임바디 기반의 전천후 4륜 구동 모델로서, 구매력을 갖춘 중장년층의 꾸준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SUV 시장 호황 속 최근에는 쌍용차 렉스턴마저 막판 스퍼트를 발휘할 채비를 마쳤다. 올해 10월까지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13.6% 감소한 8626대에 그쳤으나, 이달 초 페이스리프트 모델 '올 뉴 렉스턴' 출시로 반등을 노릴 수 있게 돼서다. 올 뉴 렉스턴은 '임영웅의 차'라는 타이틀과 더불어 내외관 디자인 변화, 성능을 강화한 2.2 디젤 엔진,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을 대거 탑재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올 뉴 렉스턴은 2주간 진행한 사전계약에서도 3800여 대의 계약고를 달성한 만큼, 올해 남은 2달간 본격적인 신차 출고를 통해 판매 반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완성차 기준 대형 SUV 시판 차종이 지난해 3개 차종에서 올해 5개 차종으로 크게 늘어난데다, 신차효과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간 최대 13만 대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여기에 수입차종들까지 포함하면 대형 SUV 시장 규모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집계 기준으로 이미 상반기 13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세단에서 SUV로 고객 수요가 이동하고 있고, 신차 수요도 기존 보유 차량보다 상위 차급으로 넘어가려는 경향이 있기에 대형 SUV 시장의 규모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차급 내 경쟁력있는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중형 SUV 시장과의 판매 간섭보다는 모든 SUV 차급 시장의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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