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물량 확보 위해 숙박시설 개조 국민 화 돋아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 실효성 ‘글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현 정부 들어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를 꼽으라면 ‘부동산 문제’라는 데 이의가 없을 듯하다. 집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불만이 쌓여있다. 원인이 무엇인가를 두고는 정치적으로 여야 입장이 전혀 다르긴 하다. 그러나 ‘집값이 미쳤다’ 할 정도로 뛰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데에는 여야 없이 공감하는 것 같다.
부동산 관련 ‘민심 악화’의 출발점으로는 정부 여당에 의해 추진된 ‘부동산 임대차 관련법’이 큰 계기겠지만, 최근에 종부세가 고지된 이후 민심은 더욱 악화된 듯하다. 올해 종부세 납부 가구가 20만 명이 추가돼 총 70여만 명에 이른다. 내년엔 종부세 세수가 47%나 급증한 5조 3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다주택자들에 대한 ‘징벌적 과세’가 대부분이지만 집값이 크게 오른 현실에서 덩달아 집 가진 사람들의 불안 심리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래저래 부동산 관련 민심은 결코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더구나 정부가 내놓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전세난에 대한 고육지책의 정책일 테지만 국민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실제 YTN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서도 54.1%가 정부의 전세대책에 대해 ‘효과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은 부정적 여론이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
특히 부족한 전세 물량 확보를 위해 호텔 등을 개조해 임대주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오죽하면 숙박 시설까지 활용하려 할까 싶기도 했지만 결국 국민의 화만 돋우는 셈이 됐다.
전세 수요자들의 대부분은 1·2인 가구 위주의 다세대 주택보다 아파트나 가족 단위의 안락한 거주가 가능한 주택을 원하는 것임에도 정부 대책은 방향이 맞지 않다는 비판이 거세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선미 전 의원은 얼마 전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전세대책 발표 이후 6평 임대주택 현장 방문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대학생과 고령자 등이 잘 믹스돼 청년들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길 기대한다”,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발언을 해 엉뚱하다는 반응과 함께 비판을 얻기도 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거주하고자 하는 대상자에 따라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악화된 부동산 민심과 작은 내 집 한 채라도 집다운 집을 갖고자 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마음에 생채기만 내는 언행들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정책과 대책은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성공한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종잡을 수 없는 난제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현실을 냉철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악화된 여론을 정확히 챙겨 듣는 소통 노력은 분명 정부 여당 정책 책임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불난 집에 물 퍼 주지는 못할망정 부채질까지 하면 국민은 어쩌란 말인가.
※ 본 칼럼은 본지 편집자의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 전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 전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 전 국립중앙청소년 수련관 이사
· 전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 전 민족화해렵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 전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 연구원
· 현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현 정치 평론가
· 현 (사)희망래일 ‘70년의 침묵을 깨는 침목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