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의상 기자]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소속 의원을 성추행해 직위 해제된 가운데, 당내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28일 4·7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 공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배 부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피해자가 밝힌 사실관계에 대한 불신, '그래서 뭘 했다는 거야?'라는 질문 등의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부대표는 "대표적인 2차 가해는 피해자가 공론의 장에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밝힌 것에 대한 비난, 그리고 '꼭 그렇게 공개적으로 밝혀야 했나', '그래서 뭘 했다는 거야', '원하는 게 뭐야'라는 질문, 또 '행실이 잘못됐을 거야'라는 추측으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 부대표는 “이번 선거가 젠더 선거고, 미투 선거라는 얘기를 많이 하고 계시고 정의당도 그걸 알고 있다”면서 “이 사건에 대한 토론과 질문, 의견을 제시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행위까지 이르게 되면 본질을 왜곡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것이) 악질적이고 반복적이고 지속적일 때 법적 조치까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한 시민단체가 김 전 대표를 형사 고발한 것에 대해 배 부대표는 "저의 의사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저의 의사를 무시한 채 형사고발을 진행한 것에 아주 큰 유감을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배 부대표는 "성폭력 범죄에서 제3자가 고발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피해자의 의사가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 피해자가 이 사건의 해결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피해자 의사가 무시되고 (고발이) 강요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정의당은)당사자가 원치 않아도 제3자가 고발하면 처벌할 수 있게 하는 친고죄 폐지에 찬성해왔다”며 “그래놓고 자기 당대표의 성추행 의혹은 형사고발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당의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배 부대표는 “비친고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의사”라면서 “지금 장 의원은 자기가 (공동체적 해결을 하겠다고) 명확하게 의사를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친고죄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의당은 후보 무공천 여부와 지도부 총사퇴 등을 포함해 여러 당 수습 방안을 오는 30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