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직원 급여 1000만 원 줄이고 등기이사는 소폭 올라…처우 열악
비상경영 금호타이어, 등기이사 보수 반토막나…직원보다 겨우 3배 더 받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직원-등기이사간 급여 격차가 지난해 25배 수준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등기이사 보수는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직원 급여 상승 폭은 4%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등기이사 1인에 평균 18억3200만 원을 지급했다. 2019년 9억3700만 원 대비 95.5%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3년치 성과급이 일시 반영된 영향이 컸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조현범 사장에게 지난해 15억90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3년치 장기성과급만 10억9700만 원에 달했다. 해당 성과급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3개년간 회사 최고경영자로서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2018년부터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오다 지난해 들어서야 반등을 이룬 것으로 확인된다. 2017년 7934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8년 7027억 원, 2019년 5440억 원으로 지속 감소한 것. 지난해 15.5% 증가한 628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조현범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인 2017년과 7934억 원과 비교해서는 역시나 크게 뒤쳐지는 수치다.
더불어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에게 1년치 단기성과급으로 4억1200만 원을 지급했다. 2019년 2억3700만 원에서 1년새 73.8% 오른 수치다. 같은기간 영업이익 증가폭은 15.5%에 불과하다. 그나마 조현범 사장의 급여는 10억7000만 원으로 동일했다.
반면 직원들의 급여 수준은 지난해 7400만 원으로 4.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른 직원, 등기이사간 보수 격차도 13배에서 지난해 25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한국타이어의 성과 분배 불균형은 타이어 업계 내에서도 월등히 앞선다. 금호타이어(3배)와 넥센타이어(12배)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직원 급여가 6400만 원으로 4.9% 오르는 사이, 등기이사 급여는 반토막난 2억4000만 원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2019년에는 등기이사 보수총액 20억7400만 원에 김종호 전 대표이사의 상여금16억7700만 원이 포함됐고, 지난해에는 10억1900만 원의 보수총액에 이호 전 전무의 퇴직소득 6억2500만 원이 반영됐다.
이를 종합하면, 실질 보수 총액은 2019년 3억 9700만 원에서 지난해 3억9400만 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1인당 평균 보수액(5명 등기이사)도 8000만 원을 넘지 못했다.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임원 급여 반납등의 비용 절감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의 경우에는 직원과 등기이사간 급여격차가 한국타이어 대비 양호한 편이었으나, 직원 처우만큼은 업계 내 가장 크게 후퇴했다. 지난해 직원 급여는 1000만 원 깎인 6100만 원(14.1% 감소)을 기록했는 데,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오히려 7억3900만 원으로 1300만 원(1.8% 증가) 올랐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 역시 오너일가인 강호찬 부회장에게는 지난해 총 9억98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는 2019년 9억7100만 원 대비 2.8% 늘어난 수치다. 해당 기간 급여는 7억6600만 원에서 7억3200만 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상여금이 2억500만 원에서 2억66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직원 급여가 줄어든 것은 2019년과 달리 지난해의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인해 성과급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가동일수 감소로 잔업수당마저 떨어진 영향도 작용했다"고 항변했다.
더불어 "등기이사 보수의 경우에는 직원과 달리 2019년도분 성과급이 2020년에 반영된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 보수가 오른 것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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