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배터리 및 석유개발사업 분할 주총을 하루 앞둔 SK이노베이션이 계획대로 분할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물적분할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제16차위원회에서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 안건인 '분할계획서 승인안'에 대한 의결권행사 방향을 심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위원회는 "분할계획의 취지나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핵심 사업부문인 배터리사업 등의 비상장화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로 반대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회사의 핵심 사업부가 물적분할에 따라 모회사 아래로 가면 할인이 발생한다고 본 셈이다.
수탁위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등 주주권 행사를 심의하는 기구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지분 8.0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로, 전체 지분의 33.4%를 보유하고 있다.
물적분할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주총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고,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에도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물적 분할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하지만 주주의 40%에 달하는 외국인과 10% 가량의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통과됐다.
물적분할 불발되면 배터리 투자 계획도 차질
배터리·석유개발 사업 분할될까?…16일 결론
물적분할이 불발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SK이노베이션은 물적분할 후, IPO를 통해 투자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5년간 배터리 사업에 18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설 투자에만 연 평균 3조6000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SK루브리컨츠 지분과 SK에너지 주유소를 매각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사업 분할도 사실상 투자금 마련을 위한 사전조치였다.
증권업계와 배터리업계는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이 흑자전환하는 내년 이후, 분할법인의 IPO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2030년 500GWh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향후 투자 방향을 결정지을 사업 분할을 오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SK배터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SK이앤피(SK E&P)는 석유 개발 생산과 탐사 사업, 탄소 포집 및 저장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안건이 통과되면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게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이전된다.
한편, 물적분할 이후 규모가 절반으로 줄게 되는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해 신규사업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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