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계획 아직”이라지만…속도 가능성 무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E&P(석유개발) 사업 분할을 발표했다. 배터리 매출이 반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긴 데다 분사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IPO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E&P사업이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제고에 필요하다고 판단, 각각 분할을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분할 방식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 물적 분할로 진행된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각각 보유한다.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지난달 열린 스토리데이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는 “매년 2조~3조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빠르게 분사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분사 계획을 밝힌지 한달만에 분할 방식과 시기를 모두 확정해 공포한 것.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대규모 투자 등 쩐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도 투자 재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이번 분할 결정 목적 중 하나는 투자재원 조달이 필요할 때, 적시에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조달 방법이나 시기, 규모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신설되는 SK배터리주식회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 등을 수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SK E&P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맡는다. E&P 사업은 분할 후,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가 탄소 발생 이슈는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인 만큼, 석유개발 사업을 가장 잘 아는 회사로서 석유 생산 단계에서부터 탄소발생을 최소화하고, 석유 정제 및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다시 지하 깊은 구조에 영구 저장하는 사업 모델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SK이노베이션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배터리 사업 관련 주요 내용.
Q. 배터리 분사는 IPO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지분율을 생각해야 할까.
A. 이번 분할 결정 목적 중 하나는 투자재원 조달이 필요할 때, 적시에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달 방법이나 시기, 규모 등은 정해진 바 없다. 다만 자체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이나 합작법인 파트너와의 투자 분담, 진출 국가 정부로부터의 인센티브 활용, 일정 수준의 차입 등 에쿼티 외 다양한 옵션을 통해 투자 리소스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IPO를 포함해 자금 조달 방안은 손익 가시화 등 조건이 충족될 때,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Q.향후 2~3년 간 수주 확보 전망에 대해 말해달라.
A. 현재 현대차 기아 포드 다임러 등의 기존 고객 뿐 아니라 타 글로벌 OEM 지속 추진 중이다. 배터리 수주 잔고는 현재 1000GWh로 매출액 130조 원 수준이다. 전기차 성장 속도를 뛰어넘는 수주잔고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Q. 포드와 합작사 초기 상업가동 시점과 60GW가 풀가동되는 시점이 궁금하다.
A. 올해 5월 포드와 JV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현재 부지 선정과 운영 방안 등 세부사항 논의 중이다. 합작공장 상업가동 시기는 2025년 목표로 준비 중이고, 예상 캐파는 60GWh 수준이다. OEM 판매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증설 이어질 계획이다. 포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량 4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연간 24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이 필요하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와의 협력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180GWh 추가 협력이 예상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Q. BEP(손익분기점) 달성 언제 가능할까.
A. 현재 건설 중인 헝가리 2공장과 미국 1공장 상업가동이 개시되는 2022년에는 3개 대륙에 글로벌 생산거점이 완성된다. 이를 통해 6조 원대 매출이 가능할 거로 보고 있다. 추가 건설중인 신규 사이트가 가동되고, 생산판매 물량이 확대되는 23년부터는 한 자릿수 중반, 2025년에는 한 자릿수 후반의 이익실현이 가능할 거로 보고 있다.
Q. SKIET 중국공장 가동 상황과 매출 기여는 언제쯤 가능할까.
A. 중국공장은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본격 매출 기여는 3분기 말, 4분기 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동률 자체는 정상화에 가깝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제시했던 가이던스는 연말까지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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