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고객 수 1700만 돌파…국민 3명 중 1명 사용 中
"인터넷 전문은행, 아직은 개인대출·예금 등 한정적 업무만"
"시중銀, 연금·기업대출 등 고유분야 지키며 스마트화 속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곽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모바일 금융 거래 확산세가 보통이 아니다. 시중 은행 점포와 현금 자동입출금기(ATM)는 점점 사라지는데 카카오뱅크(카뱅) 같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금융권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24일 지난해 ATM 수는 전국적으로 1769개가 줄어들고 국내은행 점포 수는 전년 말 대비 79개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위원은 한국은행을 통해 받은 '광역시도별 ATM 설치현황'을 공개하며 지난해 ATM 1769 개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감소한 ATM 수를 광역시도별로 살펴보면 △서울 896 개 △부산 417 개 △경기 179 개 △인천 176 개 △대구 155 개였다. 일부 광역시도에선 ATM이 소폭 증가하고, 부가통신사업자(VAN사)가 운영하는 ATM도 늘어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ATM 수는 줄었다.
시중은행 점포도 점점 폐점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내은행 점포수는 총 6326개로 전년 말(6405) 대비 79개가 감소했다. 올해 새로 신설된 점포는 11개, 폐쇄한 점포는 90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하나은행은 각각 18개 △산업 8개 △대구 7개 △우리 6개 △신한 5개 △씨티 4개가 폐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의 확대, 점포 효율화 추진 등으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ATM의 경우 현금을 사용하는 사람도 드물고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사용률은 낮은데 운영비용이 소요되니 ATM 수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 점포 수가 줄어드는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비대면 금융거래로 인해 은행을 찾는 고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을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몸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인터넷 전문은행 카뱅은 가입자 수가 17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카뱅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계좌 개설 고객 수 1502만 명, 서비스 이용 고객 수 215만 명 등 총 고객 수가 1717만 명으로 집계됐다. 1700만 명은 대한민국 국민의 33%에 달하는 수치로 국민 3명 중 1명이 카뱅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2017년 7월 27일 처음 은행 문을 연 카카오 뱅크는 2030세대가 주 고객군이었다. 하지만 상품과 서비스의 안전성과 효용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 연령층으로 고객 기반이 확대됐다. 특히 카뱅은 중·장년층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올해 신규 계좌개설 고객의 약 50%가 40대 이상이다.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도 8월 말 기준 계좌 개설 고객 수는 645만 명으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426만 명 늘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신규 고객층을 연령별로 분류하면 △20대가 33.1% △30대가 28.8% △40대가 22.1% △50대가 15.8%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은행의 급격한 성장과 관련해 "지금이 모바일, 비대면 시대이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최적화됐기 때문"이라며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케이뱅크는 업비트 같은 투자 플랫폼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대면·모바일 시대에서 강점을 가진 인터넷 전문은행이 지금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도 인터넷 은행의 강한 성장세에 놀라워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크게 걱정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카뱅의 고객 수가 1700만 명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카뱅이 이렇게 빨리 성장하고 흑자로 전환할지 몰랐다"면서도 "은행 고객들은 주로 복수 거래를 한다. 1700만 명의 카뱅 고객이 카뱅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은행도 사용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을 넘어설 가능성에 대해선 "은행에서 개인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중소·대기업 대출도 처리하고, 퇴직연금, 외환, 무역거래, 펀드 판매 등을 한다"라며 "이런 업무들은 비대면으로 하는데 한계가 있고 오프라인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대출의 경우 재무제표 제출 등 방대한 자료를 기업으로부터 받고 처리해야 하므로 인터넷은행은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 업무는 예금을 수취하거나 개인대출에 한정된다"면서 "그렇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을 낮게 보는 것은 아니다.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앱을 계속 개발하는 등 관련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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