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하림과 남양유업이 각각 노조파괴행위와 육아휴직 후 부당한 인사 발령 논란으로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고용노동부는 두 기업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혀 향후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열렸다. 국회 환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각각 식품기업 하림과 남양유업의 부당노동행위와 관련된 신문을 진행했다. 국정감사장에는 배기영 하림신노조위원장과 남양유업 노동자 A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하림 신노조 “노동 강도 높여 노조 고사작전 펼쳐”
하림은 현재 신노조 설립 과정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노조 측은 하림이 2019년부터 구노조를 이용해 새로운 노조를 조직하려는 조합원들을 탄압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기영 신노조위원장은 “신노조 설립 직후에 한 임원이 해산을 종용했고 경제적 부분도 저에게 약속했다”며 “시기를 봐서 구노조를 다 넘겨주겠다고 했고 내게 위원장을 하라는 뜻으로 알아들었지만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 노조 위원장은 하림 임원의 친동생으로, 15년 간 총회나 조합활동을 하지 않았고 단체교섭도 지금까지 2번 정도 했을뿐이라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발언했다”며 “사실상 페이퍼 노조”라고 설명했다.
송옥주 의원도 “사측이 집단적으로 주도하고 신노조의 노조지위를 방해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를 증명하는 녹취록도 있다”며 “조합비 환급 자료를 보면 사측이 어떤 식으로 구노조에 개입해 관리했는지 내역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노조 측은 최근 회사가 신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노동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배 위원장은 “조합원 다수가 가입된 육가공공장에선 휴게실에서조차도 휴대폰 사용이 금지됐고 생산라인 축소, 부족한 현장인원 미배치, 관리자 갑질과 폭언이 이어지는 등 노조 고사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헌법과 노조법 따라 자주적으로 단결한 노조가 회사와 성실히 대화할 수 있도록 중재해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수사기관에게도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검찰 지휘 과정에서 수사가 지연된 부분이 있는데 녹취록 내용을 포함해 회사 개입여부를 집중 조사하겠다”며 “개입 여부가 확인되면 엄정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남양유업 노동자 “육아휴직 후 물류센터 발령”
지난 5일 정무위원회에서도 질타를 받은 남양유업은 이날 환노위 국감장에도 또 다른 논란으로 인해 거론됐다. 남양유업은 최근 육아휴직 후 복직한 노동자를 기존 업무와 관계없는 자리에 발령내고, 여기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논란의 당사자인 A씨는 이날 참고인으로 나와 그동안의 회사 측 부당행위를 폭로했다. A씨는 “2002년에 광고팀 대리로 입사해 2015년 육아휴직 전까지 광고팀 팀장이었지만 복직 후에는 경력과 관계없는 고양물류, 천안공장 등에서 근무했다”며 “인사발령 전날에서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복직 직후 1주일간은 인사팀으로 출근시켜 계속 관련 없는 업무를 맡겼고, 이를 거부하자 우선 광고팀으로 발령내긴 했지만 관련 업무를 주지 않았다”며 “자리배치조차도 하지 않았고 광고팀에서 전혀 하지 않는 온라인 모니터링 업무를 맡겼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의 후진적인 기업문화도 꼬집었다. 윤미향 의원이 “육아휴직 신청 당시 어려움을 없었느냐”고 묻자 A씨는 “입사 때만 해도 회사는 여성 직원들에게 임신 포기각서를 받았다. 그런 분위기에서 육아휴직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정도”였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에는 2015년 9월경 휴직을 내고 싶었지만 3개월 뒤로 미뤘고, 전자결제를 받았는데 구태여 수기결제를 요청하며 여러 가지 꼬투리를 잡았다”고도 설명했다.
윤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뿐만 아니라 남양유업 노동자가 육아휴직 사용과 복귀에 제약이 없는지 남녀고용평등법위반 여부를 고용노동부가 면밀히 조사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노동자가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업무에 복귀시켜야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에 안 장관은 “남양유업 건은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조만간 수시 감독 지시를 진행하겠다”며 “모성보호 관련 내용을 포함해서 전반적인 노동법 위반 여부를 수시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측은 "임신 포기각서 관련 증언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A씨에게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본지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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