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백신 개발 어려운 상황이나 반드시 백신 보유국 돼야…정부 지원 확대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관련 발언을 지속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면, 관련 업계에서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는 2022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하고, 향후 백신 시장 세계 5위 달성을 목표로 전 단계 지원을 구축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전문가,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소통해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백신·치료제 도입과 개발 노력도 지속 병행해 단계적 일상 회복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22년 상반기'를 거론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8일 경기 성남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에서 열린 '제15차 혁신성장 BIG3(시스템 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 추진회의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1호 코로나 백신 개발이 가능하도록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 해외 임상, 검체 분석 등을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같은 날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역시 국회 보복위 국감에서 "국산 개발 백신 1종이 처음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해 우리 백신을 머잖아 접종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기술로 만든 백신과 치료제가 보다 빨리 개발돼 제품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처럼 자신감을 내비치는 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8월 임상 3상 승인을 받으면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한발 다가섰기 때문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들어진 합성항원 백신 'GBP510'에 대해 빠르면 이달 중 해외에서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각 국가별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신청해 임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목표 개발 시점은 정부 관계자들의 말대로 '2022년 상반기'다. 국산 백신이 개발·상용화되면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얀센·화이자·모더나 등 수입 의존성을 탈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발 완료 계획이 있다고 해도 실제 사용은 내년 하반기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국내 사용을 위해선 식약처 허가 등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현재 국산 백신 임상은 8개 기업이 진행 중인데 3상 승인을 받은 건 아직 단 1곳, SK바이오사이언스밖에 없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후보물질 외 나머지는 모두 임상 1상·2상에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임상 3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 토종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이미 늦었기에 설사 국산 백신이 나와도 경쟁력은 떨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백신 개발을 한 업체를 보유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는 확연히 다르다. 국내 제약업계 발전 차원에서도 우리만의 백신을 갖고 있는 건 향후 다른 백신, 치료제 개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 차원의 보다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감염병 연구개발(R&D)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지난 12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제18회 심의 회의를 열고 질병관리청이 제출한 '제3차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기술개발 추진전략'(2022∼2026, 이하 3차 추진전략)을 심의·의결,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고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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