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쌍용C&E, ‘그린워싱’ 의심받는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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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쌍용C&E, ‘그린워싱’ 의심받는 이유 셋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0.25 16: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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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최근 여러 국내 업체들이 ESG 경영을 앞세운 혁신 전략으로 전환하는 데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기업 가치, 투자 판단 등에 있어 ESG 관련 지표를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는 추세가 전(全)세계적으로 확산되고,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삼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면 친환경 신사업 발굴,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경영환경이 만들어진 것이죠.

이 과정에서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는 사회적 부작용도 발생했는데요. 그린워싱은 겉으로는 친환경을 표방하면서도 실상은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생산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된다는 사실은 숨기고, 이후 일부 친환경 과정만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을 현혹해 경제적 이익을 내는 회사들을 그린워싱 기업이라고 지칭하기도 합니다. 플라스틱 배출량이 가장 많으면서 친환경 마케팅을 전개해 환경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코카콜라, 리유저블컵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이 이 같은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  쌍용C&E(쌍용씨앤이, 구 쌍용양회공업) CI
ⓒ 쌍용C&E(쌍용씨앤이, 구 쌍용양회공업) CI

그린워싱 현상은 석유화학, 시멘트, 건설 등 그간 ESG와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다른 산업 대비 에너지 소비량과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아 환경을 해치는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마저 ESG 경영을 외치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 여론으로부터 그린워싱 의심을 받고 있는 쌍용C&E(이하 쌍용씨앤이, 구 쌍용양회공업)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쌍용씨앤이는 지난 3월 쌍용양회공업이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시멘트(Cemant)의 'C'에 환경(Environment)의 'E'를 더한 사명으로 새롭게 출범한 시멘트업체인데요. 쌍용씨앤이가 그린워싱 의혹을 산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일부 친환경 과정만을 강조했다는 겁니다. 쌍용씨앤이는 신규 사명 선포식을 진행할 당시 시멘트 생산을 위해 사용하는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으로 대체하고자 1000억 원 가량을 투자해 설비 개조와 인프라를 구축, 2019년 150만 톤 수준이던 유연탄 사용량을 2020년 100만 톤 수준까지 줄였다고 내세웠습니다. 이건 사실로 보입니다. 쌍용씨앤이가 발간한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쌍용씨앤이의 '연료용' 순환자원 사용량은 2018년 51만9000톤에서 2020년 71만7000톤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연료용 천연자원 절감량은 37만7000톤에서 44만9000톤으로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연료용 순환자원 사용 비율도 22.8%에서 28.8%로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더 많이 사용하는 '원료용' 자원의 경우 사정이 달랐습니다. 쌍용씨앤이의 원료용 순환자원 사용량은 2018년 171만2000톤에서 지난해 156만2000톤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원료용 천연자원 절감량은 178만4000톤에서 141만3000톤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로 인해 연료용 순환자원 사용 비율도 73.8%에서 67.8%로 추락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연료용 순환자원 사용으로 대기오염물질(먼지,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황산화물)을 줄이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소음 배출량은 동해공장(2018년 49.1dB(A)→2020년 58.9dB(A))과 북평공장(48.5dB(A)→59.4dB(A))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 등 수질오염물질 배출량도 증가했고, 북평공장에서는 토양오염물질 배출도 확대됐습니다.

쌍용씨앤이가 공개한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중 일부 캡처. 연료 부분에 있어서는 순환자원 대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자원 소비량이 더 많은 원료 부분의 경우에는 순환자원 사용량과 천연자원 절감량이 줄었다 ⓒ 시사오늘
쌍용씨앤이가 공개한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중 일부 캡처. 연료 부분에 있어서는 순환자원 대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자원 소비량이 더 많은 원료 부분의 경우에는 순환자원 사용량과 천연자원 절감량이 줄었다 ⓒ 시사오늘

또한 환경오염 유발 가능성이 있는 사업임에도 매출 신장을 위해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쌍용씨앤이는 현재 전사적 차원에서 강원 영월군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이 사업은 약 1700억 원을 투입해 축구장 26개 크기에 달하는 쓰레기매립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업계에서는 해당 매립장이 준공되면 쌍용씨앤이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게 조 단위 수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해당 사업 부지가 석회암 지대여서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고, 침출수 유출 시 인근 지역은 물론, 서울·수도권 식수원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2월 쌍용씨앤이는 해당 사업장 침출수 유출 가능성에 대해 파악하고자 우라닌 시료를 이용해 추적자시험을 시행했는데, 이 시료가 지하 물길을 타고 쌍용천에 유입된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기도 했죠.

이 사안은 얼마 전 국회 국정감사장의 도마 위에도 올랐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국감에서 "쌍용씨앤이의 쓰레기매립장 건설 추진에 대해 환경단체에서는 지하수 오염에 취약한 석회암 지형이어서 설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매립장 부지로부터 4.5km 거리에 우라닌 시료가 유출되기도 해 동의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환경청 입장은 무엇이냐"고 질의했습니다. 그러자 이창흠 원주환경청장은 "지난해 8월 (쌍용씨앤이의)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주변 환경과 사업 특성을 고려해 환경적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본안은 아직 접수가 안 됐다. 사업자(쌍용씨앤이)가 추적자 시험을 추가 조사하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 향후 접수가 되면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이에 대해 쌍용씨앤이는 해당 부지에 현대적인 매립장을 지으면 국가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수질오염에 있어서는 4중 차수시설을 설치해 세계 최고로 안전하고 완벽한 친환경 매립장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어떤 건축물도 부실과 하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식수원 오염은 우리 사회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재앙과 같은 일입니다. 종합환경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면서 왜 굳이 치명적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일에 도박을 하는 걸까요. 쌍용씨앤이가 현재 그린워싱 의심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그러면서도 정작 친환경 홍보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는 겁니다. 쌍용씨앤이는 이달 중순 기자들을 강원 동해공장으로 불러들여 친환경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자신들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는 미디어 초청 동해공장 투어를 대대적으로 진행했습니다. 관련 보도들을 보면 '쌍용씨앤이, 순환자원으로 도약', '종합환경기업 변신하는 쌍용씨앤이', '시멘트 탄소중립 첨병', '에너지 혁명 탄소 제로 도전하는 시멘트 맏형' 등 낯뜨거울 정도로 칭찬 일색이고, 기사 내용도 대동소이합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데에 적잖은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코카콜라의 행보와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건 기자뿐일까요.

억울할 수 있겠죠. 쌍용씨앤이가 탄소중립을 실현하고자 노력 중인 건 분명한 사실이고, 강원 영월군 산업폐기물매립장도 쌍용씨앤이의 공언처럼 철근콘크리트 슬라브에 방수시트 등 차수시설을 설치해 오염물질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끔 완벽하게 조성될 수도 있는 거고요. 또한 쌍용씨앤이 입장에선 자신들이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상당할 겁니다.

그러나 '오이 밭에 들어가 짚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오해는 쌍용씨앤이 스스로 만든 겁니다. 그리고 그건 스스로 풀어야 합니다. 그린워싱 관련 의심과 의혹을 어서 빨리 해소해 국내 시멘트업계 1위의 위상을 되찾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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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8 17:57:49
글쎄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이글도 이상하네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