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11분기 적자 끝 흑자 전환 성공…"인텔 인수, 중국 정부 합리적 판단할 것"
캐팩스, 기존 30%대 보수 기조 유지…"캐팩스 경쟁보단 R&D 본격 투자 기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SK하이닉스가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를 통해 최근의 D램 하락세와 관련된 시장 전망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비중이 컸던 D램보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낸드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견인하겠다는 계획안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1조 8053억 원, 영업이익 4조 1718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대비 각각 45.2%, 220.4% 증가한 수치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2년 반 만의 최대 성적으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대비 19%포인트 개선된 35%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3조 3153억 원(순이익률 28%)에 달한다. 영업이익과 이익률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다.
메모리 겨울? D램 20%대·낸드 40%대 성장 관측… “장기 물량 변수 없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최근 증권가에서 불거지고 있는 메모리 시장의 겨울 전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올해 4분기를 비롯해 다음해 초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시장의 우려대로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보다 D램 출하량을 하회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하락한 수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컨콜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자동차나 PC 분야에 영향이 일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이미 어느 정도 파악이 된 변수”라며 “반대 방향으로 (공급망 문제가) 일종의 이연 수요와 대기 수요로 이어져, 4분기와 내년 1분기 전체 수요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반도체 공급사들의 캐파(생산능력)가 메모리 수요에 맞춰 움직이는 형태로 모델이 바뀌고 있고, 공급 유연성이 있다”며 “장기 물량을 실행하는 데 큰 변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를 포함해 다음해 상반기 메모리 업황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발표했다. D램은 다음해 기준으로 20%대 초중반, 낸드플래시는 40% 이상의 성장을 할 것이라는 게 SK하이닉스의 관측이다.
약점이었던 낸드가 흑자로 실적 견인…인텔 인수로 주력 사업될 것
3분기 호실적은 낸드플래시 평균가 상승세가 크게 기여했다.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써낸 낸드 사업부는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낸드플래시는 SK하이닉스의 약점이었다. D램은 28% 안팎의 점유율로 업계 상위권을 달리는 반면, 낸드플래시는 11~12%대 점유율로 글로벌 시장 4위에 머물러 왔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해 낸드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상호보완적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낸드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의 승인 지연에 대해서도 다양한 백업 시나리오를 준비해 놓고 있어, 기존 계획에 어긋나지 않게 사업을 즉각 진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인수에 대한 중국 정부 승인은 당초 3분기 말을 예상했지만, 조금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4분기 안에는 승인을 받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 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까지 총 8개 나라에서 7개국이 무조건부 승인을 내준 것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 역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팩스는 보수적으로…투자경쟁보단 뉴메모리 연구개발에 몰두
SK하이닉스는 현재의 높은 수익성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캐팩스(CAPAX·설비투자)를 보수적으로 유지하겠고 밝혔다. 현재 메모리 업계 흐름상, 캐파(생산능력)나 캐팩스 경쟁에 뛰어드는 것보단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에 주력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SK하이닉스는 "캐팩스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나, 최종 확정된 것은 없다"며 "(캐팩스 부족에 대한) 업계 우려는 인지하고 있고, 매출의 30% 중반의 설비투자를 유지하는 것은 원칙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전엔 영업이익으로 캐팩스를 늘려왔다면, 이젠 캐팩스 경쟁보단 다음 단계의 뉴메모리로 향하는 R&D에 본격 투자가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며 "그런 측면에서 특히 D램은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지속적인 회사의 방침으로 가지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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