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사내이사 반대 권고 물리친 대체불가 ‘존재감’
신사업·안전 기틀 마련 위한 신규 사내이사 선임 ‘눈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자동차가 주총을 통해 공급망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했다. 실적 개선 호재에도 주가가 하락해 실망한 주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함이다. 또한 정의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신규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미래 신사업, 경영 안정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4일 현대차는 서울 양재 사옥에서 열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을 비롯한 상정 안건들을 원안대로 신속히 의결했다. 지난해 6조6789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만큼, 주주들의 반대 목소리를 찾기는 어려웠다.
주총 의제 중 가장 큰 이슈였던 정의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 역시 무난히 의결됐다. 정 회장이 회사의 미래 혁신 비전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등 핵심 사업과 전동화, 수소, 로보틱스 등의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경영 능력을 입증한 덕분으로 보인다.
앞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정 회장의 대표이사 과다 겸직(3개 업체)으로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 일감 몰아주기 수혜를 누리는 지배주주라는 점 등을 근거로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차 주주들은 자동차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 속 회사를 안정감있게 이끌 수 있는 인물인 정 회장에 대해 지지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 사장과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별 탈 없이 통과됐다. 현대차는 신규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기술 경쟁력 제고와 현장 중심 안전경영을 도모하는 등 ESG 경영 강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박 사장은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주도해 온 인물로, 회사의 친환경차 리더십 확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엔지니어 문화를 개선하고 기술개발 측면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 부사장의 경우 현장 전문가로서 노무를 비롯한 안전보건 분야 등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실례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노사 무분규 교섭 타결을 이끌었고, 코로나19 이후에는 유연 생산을 통한 대기 수요 최소화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안전보건 분야의 최고책임자(CSO)을 맡아 산재 예방 등 안전경영을 도모하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 한 해 공급 안정화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날 주총 사회를 맡은 장재훈 사장은 생산 유연화를 통한 대기고객 최소화와 수익성 제고 노력을 지속할 것임을 약속했다.
장 사장은 주총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시장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지만 차량별 반도체 최적 배분 등의 유연한 생산 등으로 그 여파를 최소화함으로써 실적 성장을 이뤘다"며 "앞으론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과의 협업과 핵심부품 소싱 이원화 등 공급망 체계 안정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가 부진하다는 주주들의 지적에 대해선 공급 차질 해소와 수익성 제고 노력,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장 사장은 "반도체 수급난, 러시아-우크라 사태 등으로 인해 외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낮아졌다. 올해는 제네시스의 유럽·중국 시장 안착과 전기차 시장 성장 등을 통해 주가가 오를 여지가 있다"며 "원가 절감과 유연 생산을 통해 대기 수요도 최소화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겠다. 더불어 로보틱스·모빌리티·수소 사업 등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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