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극복 위한 토론회 개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동반성장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14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4차 산업혁명과 위드 코로나 시대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동반성장연구소와 코리아비전국제재단이 주관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교회총연합사회정책위,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는 △사회통합을 주제로 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의 기조 발제 △사회문화(소강석 목사) △노동분야(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남북관계(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 △산업경제(우석훈 성결대 교수)의 주제 발제 순서로 진행됐다.
정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와 사회, 교육 등 많은 분야에서 극심한 양극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회통합을 위한 제언과 아울러 사회문화, 노동분야, 남북문제, MZ세대 등의 양극화 극복을 위한 대안을 찾는 논의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기조발제에서 “동반성장이 말하는 ‘함께 나누자’는 있는 사람의 것을 빼앗아 없는 사람에게 주자는 것이 아니다”며 “경제 전체의 파이는 크게 하되 분배의 규칙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GDP규모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됐다.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스페인, 캐나다와 함께 한국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캐나다를 제외하고 8개 국가는 과거 초강대국으로 한 때 세계를 주름 잡았던 나라다. 오랜 기간 타국을 식민지로 지배했던 나라들이다. 땅도 우리보다 넓고 자원도 우리보다 풍부하다. 그런 나라들 명단에 우리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고속 압축 성장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루고 있다. 한강의 기적은 돌변해 IMF를 끌고왔고, 중산층은 붕괴됐다. 청년층은 취업불안, 중년층은 노후 불안, 노년층은 생계 불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가 부진하니 소비도 늘기 어렵다. 소득의 많은 부분은 빚을 갚는데 들어간다. 내수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다. 대기업은 돈이 많지만 투자할 곳을 못 찾고 있고, 중소기업은 활로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경제는 저성장과 양극화 시련을 겪고 있다.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보면 80년대 8%에서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떨어졌다. 김영삼 이후 6%, 김대중 5%, 노무현 4%, 이명박 3%, 박근혜 2% 등이다. 소득분배는 2021년 세전 소득 기준으로 상위 1%가 소득의 14.7%를 가져가는 구조다. 또, 상위 10%가 46.4%를 가져간다. 부의 분배는 소득분배보다도 더 불평등하다.”
“경제는 순환을 통해 성장한다. 한 분야의 성장 효과가 그 분야에만 고이지 않고 다른 분야로 퍼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끊어진 낙수효과를 복원하고 미약한 분수효과를 확충해 부문 간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 동반성장 사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동력을 구비한 사회다. 지속 성장 동력을 구비하고 동시에 양극화가 해결된 사회가 동반성장 사회의 본질이다.”
소강석, "짝퉁인간 시대…종교 역할 중요"
소강석 목사는 4차 산업혁명시대와 다원화 시대, 종교의 창조적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소 목사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4차 산업이 어느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에 의문을 던지면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고 있고, 경계를 넘어서면 창의력 적용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곡점을 넘어서게 되면 천지개벽을 가져올 것”이라며 “그 시점을 양자컴퓨터 시대가 열리는 2045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 목사는 “눈부신 과학의 시대일 수도 있지만 AI는 결국 ‘짝퉁 인간’”이라며 “이 과정에서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그 정체성을 새롭게 해야 한다. 정보산업화의 급속한 발전으로 대두된 다원화 사회를 건강한 공동체로 회복시키고, 극심해진 양극화의 긴장을 해소해 사회를 안심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동명, "지속가능한 노동 설계해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디지털.저탄소 전환시대, 포용적 경제공동체를 위한 노동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노동시장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저성장저고용 추세의 지속 △급격한 인구 고령화 △세계화와 글로벌 경쟁의 심화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전환에 따른 경제 및 산업구조의 변화 등이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복합적 위기는 고용과 노동에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그 위험이 쏠리면서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전환에서 요구되는 고용과 노동문제는 기존 노조활동의 범위를 뛰어넘는다. 지금까지 기업별 단위에서 행해지던 임단협 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노조정책의 범위를 넓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다. 4차 산업혁명(디지털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저탄소전환)의 영향은 고용과 노동에 이중성을 내포하고 있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거다. 이 때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개입이 중요하다. 노조는 여기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거다. 그렇지 않으면 고용위기를 불러와 노동자들이 전환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저항할 수 있다. 노조는 사업장 단위에서 기존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사회와 경제를 위한 ‘지속가능한 노동’을 설계하는 전략을 펴나가야 한다.”
이영선, "통일 비용은 단기적…이익은 영속적"
이영선 이사장은 ‘통일을 향한 초당적 남북통일 정책의 모색’에 대해 발표했다.
“우리는 통일을 염원해왔다. 하지만 최근 통일에 대한 열망이 식어가고 있다. 이는 현 정부가 통일에 대한 가치를 뒤로 하고 현상유지, 곧 평화공존만을 앞세운 결과다. 통일은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라는 가치를 가져올 거다. 특히 미래 세대에게는 하나의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해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통일이 한민족에게 큰 가치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밝혀줘야 한다.”
“통일 비용은 단기적이지만 통일의 이익은 영속적일 거다. 다만 그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건지의 문제가 남아있는 거다. 통일 후 북한경제의 급속한 성장도 가능할 거다. 이 때는 남한도 성장한다. 남북한의 동반성장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무엇보다 통일은 한반도와 한민족의 영구적 평화와 번영을 보장한다. 민족공동체이자 이익공동체가 되는 거다.”
우석훈, "출산율 감소,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영향"
마지막 발제자인 우석훈 교수는 동영상 발표로 함께 했다. 우 교수는 발제는 ‘양극화 극복과 MZ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를 담는 경제 거버넌스’를 주제로 진행됐다.
우 교수는 특히 국민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면서 출산율과 출생률 문제를 심도있게 짚었다.
“한국의 1973년 합계 출산율은 4.12였다. 출산 제한 정책과 함께 이 수치는 급격하게 내려왔고, 1980년대 초반 2이하로 떨어졌다. 1987년 이미 1.53정도로 낮아졌고, 2020년에는 0.84를 기록한다. 많은 국가들이 출산율 회복을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합계출산율 2를 회복한 나라는 프랑스 외에는 별로 없다. 신생아 축소는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공간 구조와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출산 관련 산업과 기관이 위기에 처할 거고, 그 다음은 교육기관들이 수요 감축에 따른 곤란한 상황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연금 등 사회가 갖추고 있는 세입과 복지 재원 등도 질적으로 전혀 다른 도전에 부딪히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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