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석열號에게 바라는 ‘단 하나의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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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석열號에게 바라는 ‘단 하나의 부동산 정책’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4.26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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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대대적인 주택 공급과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대선 후보가, 여당이 될 때마다 집값 흐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보수세력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정비사업 활성화 등 민간분양을 중심으로 전국에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재건축 규제 완화, 임대차3법 폐지, 보유세·취득세 완화, 종합부동산세-재산세 통합, LTV 규제 완화,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금리 완화 등을 공언한 바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부동산 정책 발표 시기를 뒤로 미루는 동시에 윤 당선인의 공약 사항을 대폭 수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인수위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과 관련해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긴 호흡으로 신중히 접근하겠다며 규제 완화 속도조절론을 제시한 바 있고,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 정밀안전진단 면제 공약의 경우에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은 현재 정치권과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살짝 지나쳐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배경에는 윤 당선인의 공약이 그간 강도 높은 규제 정책을 펼친 문재인 정부의 방향성과 전혀 다르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단기간 내 규제 완화가 이뤄진다면 그 기대감은 집값 폭등 기폭제로 작용할 여지가 상당하다. 또한 여소야대 정국 아래 윤 당선인의 공약이 모두 현실화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급하게 나섰다간 국론 분열의 원흉이 될 공산이 있다. 더욱이 차기 정부와 국민의힘의 계획대로 정책이 추진돼도 코로나19 사태, 미국발(發)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엉뚱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정책 속도조절과 공약 수정이 불가피한 이유다.

좀 늦더라도, 좀 뜯어고치더라도 확실하고 분명한 정책을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현 정권의 부동산대책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와 여론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30여 차례 달하는 정책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대책들은 정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상실했다. 그저 소박하게 삶을 영위할 만한 내 집 한 채 마련하는 게 꿈인 실수요자들은 언제 주택을 구입해야 할지 종을 잡지 못했고, 투기세력으로 낙인 찍힌 투자자들은 언제 또 무슨 세금 폭탄이 떨어질지 몰라 팔고 싶은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길 망설였다. 중심을 잡아야 할 정부가 시장 구성원들의 혼란을 심화시킨 셈이다. 일관성도, 예측가능성도 없는 정부의 개입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 것이다.

시장 구성원으로서 부동산 문제에 있어 윤 당선인에게 바라는 건 단 한 가지다. 정책을 빨리 제시하라는 것도,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라는 것도, 폭등한 집값을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회귀시켜달라는 불가능한 요구도 아니다. 어떤 정책을 펼쳐도 좋으니 그저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챙겼으면 한다. 시장 불확실성을 낮춰 구성원들이 예측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해 달라는 것이다. 향후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어떤 곳이 규제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지, 집을 사거나 빌릴 때 대출 한도는 얼마나 나올지, 시장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예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현 정권 아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집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산가치가 크게 오른 사람들도 자녀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마의 주름이 깊어진다고 한다.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서는 집 때문에 사람들이 아파하고, 이마의 주름이 깊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우리들의 미래세대를 위해 차기 정권의 부동산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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