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정부의 내각 인사문제가 더불어민주당의 격한 반발에 부딪혔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의 자진사퇴를 제외하면 흡사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인사 청문회를 재현한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총리로 지목된 한덕수 총리 후보를 시작으로, 장관급 인사 후보자들을 두고 각종 의혹과 자질문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수위에선 ‘공정’이라는 핵심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정작 지명된 후보자들에게선 ‘공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는 공직과 김앤장을 여러번 오간 ‘회전문 인사’와 ‘론스타 게이트’로 난항을 겪었다.
2002년 7월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에서 물러난 뒤 동해 11월, 김앤장에서 고문을 지냈다. 2017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문을 맡으며 약 19억7000만 원을 수령한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그는 청문회에 단 4건의 활동내역만을 제출하며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또한 한 후보자는 2003년 당시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앤장의 고문으로 재직했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달 1일 한 후보자가 김앤장의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약 8개월 간 1억5000여만 원을 수령한 것을 근거로, 한 후보자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은폐한 책임자임을 주장했다. 이에 인수위에 후보자 교체를 요구한 바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경북대학병원 병원장 시절,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혜택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인 2017년, 2018년 연달아 그의 자녀들이 의대 편입학 전형에 합격하며 특혜 의혹을 받았다.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의원은 자녀 편입학 혜택 문제를 두고 정호영 후보자의 사퇴 요구를 완곡하게 드러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YTN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초당적인 자세로 엄격한 인사를 임해야함을 강조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식민사관 논란에 휩싸였다. 그의 친일사상이 엿보이는 과거 칼럼과 발언들이 심판대에 올랐다.
윤석열 정부의 내각구성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사 논란은 2017년 문재인 정부 내각 구성 당시와 데자뷔 같다. 문 정부는 임기 초반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적 재산 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 행위 △음주운전 △성범죄 등 7대 비리를 고위 공직 후보자 인사 검증 기준으로 세웠다.
하지만 이 중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한 12명이 7대 비리 위반 논란에 휘말렸다. 이낙연 전 총리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위장전입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였던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위장전입 논란과 동시에, 음주운전을 한 전과가 있었다. 첫 단추부터 스스로 엄포한 인사 기준을 어긴 셈이다.
인사 청문회를 거치며, 미래통합당(現 국민의힘)에서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 지명을 강행해 스스로 공언한 협치를 깨뜨렸다. 여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인사 참사는 한 정권만의 일도 아니며, 최근 들어 생긴 논란도 아니다. 새로운 정권이 탄생할 때마다 늘 일어났다. 전 정권에 실망감을 느낀 국민은 최선을 뽑기보다는, 최악을 막기 위해 투표했다. 그때마다 새로운 정권은 임기 시작 전부터 인사 문제가 붉어졌다.
이제는 바뀌어야할 시기가 왔다. 공정과 정의에 부끄럽지 않은 능력 있고 청렴한 인사를 보고 싶다. 국민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이들이 자신들을 밀어준 표심을 실망시키지 않고 희망차고 당당한 대한민국을 이끌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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