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출산 장려정책 의미 없어”
“이민자 적극 수용…고령화 대비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김경진 전 국회의원이 향후 중요한 국정과제로 △국제관계와 △인구문제를 꼽았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3일 ‘향후 중요한 국정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토정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포럼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후 진행된 만큼, 김 전 의원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거론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갈 때, 미국이 확장을 억제하려고 하면서 싸움이 시작됐다. 이 경제전쟁의 흐름에서 우리는 미국과 가까이 갈 수밖에 없는 게 확연한 틀이었다. 하지만 한국 수출의 25%가 중국에 달려있다. 중국이 시비를 걸면 우리도 피곤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우리도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다. 이 때 윤 대통령은 ‘미국과 함께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 길은 정했다. 문제는 어떻게 중국과 마찰을 줄일지, 후유증을 최소화할지에 있다.”
김 전 의원은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문제에서 한국은 이미 미국의 편에 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중국의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 등의 부작용으로 힘이 빠져있는 만큼 과거만큼의 강한 태클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이 한국에 편들기를 강요하는 이유로는 ‘강한 군사력’을 꼽았다.
“세계적으로 50만 대군을 유지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한국의 국방 예산이 60조 원정도 된다. 미사일이나 자주포 등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도 가지고 있다. 미사일 제한도 해제되지 않았나. 중국의 요소요소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의 미사일은 금방 개발이 가능하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과의 싸움에서 한국이 어느정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거다.”
자연스럽게 미래의 군사력 문제로 이야기가 흘렀다. 현재 50만 대군을 이끌고 있지만,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병력은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한국의 출생아수는 26만5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이 남자아이라고 가정했을 때, 20년 후 입대할 인원은 13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 김 전 의원은 20년 후 한국의 병력이 22만을 채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까지는 젊은 사람들이 거주하기 때문에 거리에 아이들이 보인다. 하지만 서울 경기를 지나 충청 이남으로 내려가면 아이들 찾기가 힘들다. 광주 인구가 143만 명인데, 작년에 태어난 아이는 1만 명이 채 안 된다. 9000명 정도 되는 거로 알고 있다. 7년 후에 초등학교 갈 아이들이 9000명밖에 안 되는 거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군대에 갈 사람은 점점 적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김 전 의원은 더 이상 출산 장려 정책으로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출산율이 높은 집단이 이슬람이다. 이슬람은 종교적으로 피임을 금지하고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종교적인 문제와 국가의 정책은 다르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이를 키우는 것을 책무로 여긴다. 이 의식을 국가가 조종하려는 것은 사실상 독재다.”
그러면서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민자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교는 보통 석사과정 학생이 주축이 돼 실험실을 운영한다. 그런데 지방 대학 실험실에는 이미 사람이 없다. 아직은 대학 한 두 곳에서만 발생하는 일이라고 먼 산 보듯 할 일이 아니다. 여기 책상이 있고, 이 책상을 받치는 기둥이 10개라고 생각해보자. 한두 개는 없어도 쓰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5개, 6개가 없어지면 흔들리기 시작할 거다. 이럴 때, 외국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마련해주면 어떨까? 외국의 인재들이 한국에 오기가 까다로우니까 일본으로 빠진다고 한다. 고학력이민자만 수용하던 일본은 서비스 노동자까지 문호를 개방했다. 그래도 이미 늦었다는 말이 나온다. 학생부터 이민자를 끌어들여 와야 한다. 공짜로 먹이고 재우고 공부시켜서 한국에서 정착하게 해야 한다. 물론 돈이 들어간다. 1년에 5만 명을 4년간 데리고 온다고 하면 20만 명이 한국에 정착하게 된다. 비용은 한해에 4조 원 정도로 예상된다. 우리 전체 예산 600조 중 4조 원이면 해볼 만하다.”
외국인 이민자를 들이는 문제에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생기니 반가울 리 없다. 지금도 팍팍한 취업 시장에 외국인 장학생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범죄가 늘어날 거라는 걱정도 해소해야 한다. 포럼에 참여한 사람들도 같은 고민과 걱정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이 내놓은 해법은 ‘용기’였다.
“국가가 나아가야 할 정책의 방향성은 눈에 보인다. 그런데 국민들의 마음속에 정서법 문제 때문에 전면적으로 외국인을 수용하자고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해결하지 않으면 공멸한다. 국민들은 깨어있어야 하고, 지도자는 용감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지략을 써서 국민 마음이 불편하지 않게 이민자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좌우명 :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열정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