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도 엇갈리는 반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최근 정부가 배달앱 주문 요청 사항으로 나트륨과 당 저감 기능을 도입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업주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눈치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제4차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열어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제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심의·의결하고 오는 28일부터 시행될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의 운영방안을 논의했다.
제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은 모든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 실천이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건강식생활 실천 인구 증가'를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음식 배달앱에 나트륨 당 조절 기능을 구현하는 등 배달음식·외식 업소에서의 나트륨·당류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 대상과 나트륨‧당류 정보제공 음식점을 확대하고, 편의점·급식소 등에서의 과일·채소 소비 기회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임인택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앞으로 음식 배달 앱 업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국민에게 건강한 음식 제공한다는 당위성 아래 필요한 예산과 정책을 협의하고 개발해 머지않은 시일에 구체적인 성과가 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자영업자들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탁상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점주 A씨는 "가뜩이나 요새 장사가 되지 않아 신경이 많이 쓰이는 상황에서 복지부의 방침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덜 짜게, 덜 달게 음식을 만들면 맛이 없다고 하는 경우도 많아 별점 테러를 당할 수도 있다. 저감 요청을 받아도 입맛에 따라 다른 부분인데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역의 업주 B씨도 "현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조치다. 덜 짜고 단 부분은 참 애매한 부분"이라며 "요청이 하나 추가될 때마다 안 그래도 정신없는 주방에서 얼마나 혼을 빼야 하는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배달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라면 당연히 따라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직접 조리를 하시는 사장님들의 의견 수렴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실제로 본죽의 경우, 염도 선택이 이미 기본 옵션으로 설정돼 있긴 하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음식이 사람마다 개인 차가 큰데 그것을 무슨 기준으로 결정하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라며 "본죽 같은 경우는 매뉴얼 자체에 저감 매뉴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일반 상점에는 그런 것이 없다. 일반 상점주한테 대기업처럼 레시피를 개발하라는 부담감을 주는 것이다. 아울러 점주는 싱겁게 하는데도 받아들이는 소비자는 다를 수 있다. 점주는 전혀 좋은게 없다"라고 강조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