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는 중대재해 제로 달성 부각…원청보다 2배 높은 하청 재해율은 숙제
넥센, 전년 대비 재해율 올랐어도 업계 최저치…올해는 안전 예산 2배 증액키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회사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곤 있지만, 뚜렷한 사회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건강·안전보건 부문 지표가 악화돼 손가락질 받을 상황에 내몰렸다.
11일 국내 타이어 3사가 발간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손실재해율(LTIFR)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업체는 한국타이어인 것으로 확인된다. 근로손실재해율은 100만 근로시간당 재해 발생 건수를 의미하는 지표로, 3사 모두 사용하고 있어 객관적 비교가 가능하다. 한국타이어의 뒤를 이어서는 금호, 넥센 순으로 집계된다.
우선 한국타이어의 임직원 근로손실재해율은 2020년 5.4%에서 지난해 8.0%로 2.6%p 증가하며, 근로손실재해율 동종업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국타이어는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4%대였던 근로손실재해율이 5%, 8%로 지속 증가세에 놓였다는 점에서, 안전하지 못한 일터임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근로손실재해율 증가세는 하청업체들에게도 나타났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 협력사 기준 근로손실재해율이 2020년 3.7%에서 2021년 5.5%로 2%p 가까이 오른 것이다. 원하청을 가리지 않고 재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한국타이어는 임직원들의 직업병 발생율(OIFR)도 악화세를 보인다. 해당 지수는 2020년 3.1%에서 1년 새 5.68%까지 높아졌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예전부터 근로자들의 잇따른 직업병 발병과 재해 사망으로 인해 '죽음의 공장'이란 오명을 써온 바 있다.
그 다음으로는 금호타이어가 한국타이어 절반 수준의 근로손실재해율을 보였다. 금호타이어의 2021년 근로손실재해율은 4.5%로, 2020년 4.2%와 비교해 소폭 올랐다. 사내 협력회사의 근로손실재해율은 2020년 9.1%에서 지난해 8.6%로 개선됐다
금호타이어는 원청 대비 하청의 근로손실재해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숙제를 남겼지만, 사망자 수가 원하청 모두 전무했던 것으로 집계된 만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상에 '중대재해 발생건수 제로'를 부각하고 있다.
김명선 금호타이어 생산기술본부 전무는 보고서 내 사내 인터뷰란를 통해 "안전을 별도의 업무로 보는 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일상생활이자 업무의 일부분으로 인식토록 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안전보건에 대한 관심과 방침에 따라 모든 사원들이 이를 인식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사업장 개선을 지속적으로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어업계 내에서는 넥센타이어의 재해율 관리가 그나마 우수한 편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사업장의 임직원 근로손실재해율은 2.130%로 비록 전년 대비 4배 증가했지만 업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1위 한국타이어와 비교할 시에는 4분의 1 수준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같은 기간 협력업체 근로손실재해율도 업계 최저 수준인 2.649%로 확인된다.
업계는 지난해 안전보건 부문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각 사별 안전의식과 경각심 제고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안전 경영을 위한 전담부서와 인원들을 갖추고, 신속한 대응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는 안전보건 예산도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책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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